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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美 '4월 고용쇼크'…우려보다 낙관이 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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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영 기자]
이코노믹리뷰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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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지난달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더딘 회복을 보이면서 경기 전망에 우려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러한 고용 쇼크는 당초 시장의 기대치가 너무 컸고, '실제 진전' 측면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조한 부분을 확인해 향후 방향성이 명확해졌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가 26만6,000명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95만명) 대비 30%를 밑돌았다. 실업률도 6.1%로 전월 대비 0.1%포인트(p) 상승해 1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백신 보급률 상승과 함께 경기 회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국 경제가 4월 고용시장에서 발목 잡혔다.

하지만 단순 고용지표가 부진했다고 전반적인 고용시장 전체가 악화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평가다. 4월 미국 고용시장은 신규고용 부진이 일어났지만, 시간당 임금상승률이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또 전체 근로자들의 소득 수준을 보여주는 월간 총임금 지수가 서비스업과 제조업에서 각각 전년 대비 15.8%, 17.1% 급증했다.

또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여러 차례 밝힌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목표(a broad-based and inclusive goal)"에서 고용시장 회복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만으로 확대 해석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4월 미국 호텔레저 부문 고용은 코로나19 직전 대비 83% 회복해 전체 고용(95%) 대비 부진했고, 인종별, 교육수준별 차이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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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간 실업률 추이. 출처=대신증권 리서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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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 안영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4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에 대해 "△기대치가 너무 높았고 △그 기대치를 마찰적인 이유로 충족시키지 못했던 것을 넘어서는 과도한 해석은 지양해야 한다"라며 "△고용시장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점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 등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SK증권은 긍정적인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는 배경으로 △노동공급자들의 태도가 좋아진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탓에 자동차 공장들이 대거 문을 닫은 점 △코로나19 최대 피해 업종인 여가/숙박업의 고용 증가세가 4월에도 이어진 점 △4월말 통계로 신규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건수가 꾸준히 감소 등을 꼽았다.

또한 4월 미국 고용시장 쇼크의 원인이 구인 수요가 아닌 노동 공급에서 발생했다. 실제 미국 구인율은 2001년 통계집계 이후 최고치로 높아진 반면, 4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는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했다. 이러한 원인은 기업들은 높은 구인을 요구하고 있지만, 근로자들이 일자리로 복귀를 미루면서 발생했다. 또 최근 경기 부양책으로 미국 가계에 현금지급도 일정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향후 미국 고용 증가 속도를 결정하는 것으로 근로자들의 일자리 시장 복귀 여부로 판단했다. 고용시장 선행지표인 미국 가계 저축률은 지난 3월 기준 27.6%로 코로나19 이전(8%) 대비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지난 2월(13.6%) 대비로도 크게 상승했다. 높아진 저축률은 소비 및 투자 확대로 이어지나, 근로자들의 구직활동을 늦추고 있다. 이러한 저축률이 낮아져야 원활한 구직활동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약화된 테이퍼링 우려…지나친 낙관도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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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B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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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인 고용 쇼크는 연준에 대한 긴축 의심을 조금 거둬들였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이번 4월 고용지표 부진으로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프로그램 축소)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고용지표 부진으로 연준의 조기 출구전략 가동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선 1분기 물가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진정된 가운데 최근 경제 지표들의 빠른 반등으로 다시 부각된 조기 긴축에 대한 부담은 이번 부진한 고용 동향으로 상쇄됐다고 바라봤다.

시장금리 역시 이러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 쇼크 발표 직후 장중 시장금리가 급락한 후 다시 되돌아갔다. 이는 과도한 안도 역시 불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했다. SK증권 안영진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고용지표 결과를 통해 확인한 것은 고용시장, 인플레이션 전망, 통화정책 변화의 속도 조절 가능성이지 방향이 변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DB금융투자는 시장의 인플레이션 걱정이 과도하며,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온건한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주 4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기저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4%에 가깝게 발표될 가능성이 있으며, 고용 쇼크로 희석된 인플레이션 걱정을 다시 끌어올릴 수도 있다. DB금융투자는 "다만 실현될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시장의 우려보다 온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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