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니얼 파이프라인 |
미국의 대형 송유관 운영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모든 시설 운영을 중단했다. 이 회사 송유관은 미 동부 연안 연료의 절반 가까이를 운송하는 만큼 운영 중단이 장기화하면 미국 내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에 따르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8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사이버)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모든 송유관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멕시코만에 밀집한 미국 내 정유 시설에서 생산한 각종 석유 제품을 텍사스, 뉴저지주 등 미국 동남부 지역으로 전달하고 있다. 총 8850㎞에 달하는 송유관을 통해 운송되는 휘발유와 디젤유, 항공유 등의 양이 하루 1억 갤런(3억7800만 리터)으로, 이 지역 전체 연료 소비의 4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날 사이버 공격을 당한 것을 인지한 뒤 같은 날 오후 가동을 멈췄다고 한다. WP는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동유럽에서 활동하는 범죄 조직인 ‘다크사이드(DarkSide)’가 랜섬웨어(ransomware) 수법으로 이 회사 시스템을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랜섬웨어는 몸값(ransom)과 소프트웨어(software)의 합성어로, 컴퓨터 내부 중요 파일을 암호화해 쓸 수 없도록 해 접근을 차단한 뒤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해킹 수법이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관련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다”며 “송유관 재개 운영 및 연료 공급 악화를 피할 방안 등을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석유 애널리스트인 앤디 리포는 “만약 5~6일간 운영이 중단되면 동남부 지역에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건으로 (미 산업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미국 내 주요 안보 의제로 떠올랐다”고 했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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