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상승으로 금융기관 대출 금리가 높아질 경우 그만큼 이자도 증가해 가계 및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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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권영준 기자] 가계대출 금리가 1%포인트(p) 높아지면 대출자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12조원 가까이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시장금리 상승으로 금융기관 대출 금리가 높아지면 현재 대출을 보유한 가계가 내야 할 이자도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개인 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 금리가 1%p 오를 때 이자는 11조8000억원 증가한다. 또 한은이 추산한 국내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777조원으로, 이들은 대출 금리가 1%p 오르면 이자를 5조2000억원 더 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자 증가액을 소득분위별로 보면 ▲1분위(하위 20%) 5000억원 ▲2분위 1조1000억원 ▲3분위 2조원 ▲4분위 3조원 ▲5분위(상위 20%) 5조2000억원이다. 5분위 고소득층을 빼고 저소득층과 중산층에서만 6조6000억원의 이자 부담이 더해지는 셈이다.
이 집계는 한은이 작년 4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통계상 가계대출 총잔액인 1630조2000억원을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파악한 소득분위별 금융부채 비중에 따라 나눈 결과다. 한은은 은행권 대출 자료와 비은행권 모니터링 정보 등을 분석해 가계대출의 72.2% 정도가 변동금리 대출일 것으로 추정했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소득분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모든 분위에 같은 비율을 적용했다. 이 변동금리 가계대출 잔액에 금리 인상 폭 1%포인트(0.01)를 곱해 추정된 것이 총 이자 증가분(11조8000억원)과 소득분위별 이자 증가 규모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한국 전체 금융부채 가운데 각 소득분위가 차지하는 비중은 ▲1분위 3.9% ▲2분위 9.4% ▲3분위 17% ▲4분위 25.6% ▲5분위 44.1%다. 같은 방법으로 금리가 0.5%p 오를 때 가계대출 이자는 5조9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소득분위별로는 ▲1분위 2000억원 ▲2분위 6000억원 ▲3분위 1조원 ▲4분위 1조5000억원 ▲5분위 2조6000억원이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1%p 뛰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5조2000억원이나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대출기관별로 보면 은행 대출자의 이자가 3조3000억원,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이자가 1조9000억원 불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국내 가계대출이 올해 1분기에 더 증가했을 것을 고려하면 가계와 자영업자가 금리 상승 시에 부담해야 하는 추가 이자도 더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상 유례없는 1000조원대 가계대출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면 결국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그만큼 경기 회복 속도도 더뎌질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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