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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연재] 세계일보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전염병으로부터 인류 구원한 화학기술...비누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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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비누는 단순히 오염을 제거하는 수단을 넘어 감염 위험을 낮춰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인류의 역사에서 비누로 손발을 씻기 시작하면서 감염과 질병의 위험성이 낮아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의학자와 역사학자는 깨끗한 물과 함께 인류를 구한 물품으로 비누를 꼽기도 했습니다.

최근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세제나 샴푸 대신, 주방비누, 샴푸바 등 고체 제품을 사용해 환경을 지키는 활동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면서도 환경까지 생각한 비누! 오늘은 비누의 원리는 어떤지부터 세균을 어떻게 제거하는지, 그리고 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화학공업과 비누의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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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비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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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를 처음 썼다는 기록은 기원전 2800년쯤 고대 바빌론에서부터입니다. 비누가 대량 생산되어 일반적으로 널리 이용된 것은 8세기부터인데, 이탈리아 등 지중해 연안에서는 올리브 오일과 해초를 태운 재를 활용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현재와 같이 화학공업의 결과물인 비누는 18세기 무렵으로, 프랑스의 외과 의사이자 화학자인 니콜라스 르블랑이 식용 소금에서 탄산나트륨을 발견하고 1811년 프랑스의 유기화학자인 미셸 외젠 슈브뢸이 ‘유지의 화학적 조성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만드는 데 필요한 과학적 기초가 다져졌습니다. 이후 1850년대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비누공업이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비누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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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마리 수제 비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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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는 보통 동물성 지방 또는 식물성 기름에 양잿물로 알려진 수산화나트륨(NaOH·가성소다)이나 수산화칼륨(KOH)을 넣고 가열해 만듭니다.

비누화 반응에 의해 만들어진 지방산 나트륨염 또는 칼륨염이 그 실체입니다.

◆비누가 때를 제거하는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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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의 분자구조. 출처=코스모스(www.ksakosm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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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기름때는 물에 잘 녹지 않습니다. 비누도 각각 때, 물과 잘 붙는 성질의 친유성, 친수성 부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친수성 부분은 물에 잘 녹습니다. 이처럼 물과 잘 반응하지만 기름과는 섞이지 않습니다.

기름과 잘 섞이는 친유성 부분은 물과는 그렇지 않습니다. 친유성 부분은 때나 기름과 반응해 녹게 되는데, 표면의 친수성 부분과는 서로 반발하여 뭉치지 않습니다. 덕분에 물에 씻겨 나가 깨끗한 면만 남게 됩니다.

◆비누와 가성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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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소다는 비누의 주요 구성 성분입니다. 가성소다는 소금물을 전기분해하여 만드는 천연물질로, 단백질 분해성이 매우 강해 때를 녹여 없애는 역할을 합니다. 강알칼리성인 가성소다는 음이온 계면 활성제 역할을 하며, 이와 같은 원리를 이용해 비누뿐만 아니라 세탁과 청소에 사용되는 세제를 만드는 데도 쓰입니다.

가성소다는 국내 최초로 한화솔루션에서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현재 국내 최대 생산을 자랑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비누의 세균 제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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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왠지 알코올 성분이 강한 손 세정제가 비누보다 더 나을 것 같지만 실제 실험 결과 비누로 손을 씻을 때 더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비누나 물 세척, 소독제 등 3가지 방법으로 손 씻기를 했을 때 효과를 실험한 결과 비누로는 세균 99%가 제거되고, 손 세정제는 98%로 나타났습니다.

비누의 이와 같은 세균 제거 효과는 살균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친유성과 친수성 원리로 손에 묻어 있는 물질을 깨끗이 씻어낸 덕분입니다. 비누로 손 씻기만 잘 해도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입니다.

◆환경을 생각한 고체비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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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마마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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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설거지용으로 플라스틱 통에 든 세제 대신 고체로 된 비누가 뜨고 있습니다. 설거지 비누 또는 주방 비누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요. 이 비누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지 않아 친환경적이며, 세정력도 좋아 인기가 좋습니다. 특히 쓰레기를 줄이자는 ‘제로 웨이스트’ 캠페인의 영향으로 샴푸바와 트리트먼트바, 바디워시바 등 기존 플라스틱 통에 담겨 있던 세정제들을 비누가 대체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염과 때를 제거하는 세정 효과부터, 세균을 제거해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인류를 지켜주고 환경까지 생각한 비누! 앞으로 화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어떤 모습으로 또 변신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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