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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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선 경선 연기론’을 둘러싸고 이재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7일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경선 연기론에 대해 “패배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 두 분 선배 의원께서 내년 대통령 후보 경선 연기를 주장한다”며 “경선연기는 대선 승리의 길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두 분의 경선연기 검토 발언은 대선 승리를 위한 고심의 결과로 이해하지만 옳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며 “이런 논의는 당사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방식으로 조용하게 진행하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압박하듯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실익도 없어보인다”고 했다.
전날 친문 전재수 의원이 친문 제3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두관 의원이 정세균 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경선 연기론을 언급한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범여권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독주하는 상황에서 친문들이 ‘비문(非文) 이재명 견제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민형배 의원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경선하면 국민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라는 전재수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정치혐오에 무릎을 꿇는 자세처럼 보인다”며 반박했다.
민 의원은 “민주당 경선은 시끄러운 싸움판이 아니고, 미래비전을 놓고 경합하는 성장의 과정”이라며 “그 비전 속에는 마땅히 국민고통을 치유하는 안도 들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헌-당규를 고쳐 국민의힘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경선을 하는 것이 되레 국민들에게 더 큰 고통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집단면역이 가시권에 왔을 때 경선을 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선 “코로나19는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총력전을 벌여야 하는 일종의 상수 위기”라며 “코로나19 상황이 경선의 고려사항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후보만 일찍 뽑히면 야당의 경선 과정을 지켜만 봐야 한다’는 우려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이전투구 싸움을 시작할 때 민주당은 두 달이나 먼저 시민의 마음을 얻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민 의원은 “당헌·당규를 바꿔 서울·부산에 후보를 냈고 크게 패배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이라며 “한 해도 지나지 않아 두 번씩이나 당헌-당규를 바꾸는 정당이라면 주권자 신뢰는 바닥보다 더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 내부) 전열을 정비하고 탄탄한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지, 소모적 논란으로 블랙홀을 만들 때가 전혀 아니다”라며 “지도부는 이런 논란이 더는 뜨거워지지 않도록 서둘러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광주 초선인 민 의원은 지난 1월 이낙연 전 대표의 텃밭이었던 호남 지역 의원으로는 처음 이 지사 지지 선언을 한 한 인물로, 이달 발족하는 이재명계 의원 연구모임 ‘성장과 공정 포럼’(성공포럼)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연기를 둘러싼 민주당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2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방송 인터뷰에서 “특정 후보를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룰을 바꿀 수는 없다”라며 대선 경선 일정 연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당 대표에 출마했던 친문 홍영표 의원은 “모든 후보가 동의하면 연기할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달 28일 대선 경선 일정 연기와 관련해 “당이 하라면 따라야 한다”면서도 “상식과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김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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