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지난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2-5로 졌다.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2-1로 앞선 9회초 마무리 김강률(33)이 대타 오준혁(29)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하면서부터 흐름이 꼬이기 시작했다.
연장전에서는 루키 유격수 안재석(19)이 치명적인 실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안재석은 12회초 2사 후 SSG 정현(27)의 평범한 내야 땅볼 때 1루 송구 실책을 기록했고 두산은 이닝을 끝내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안재석이 1일 SSG 랜더스전에서 8회초 최정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마운드에 있던 투수 박종기(26)도 안재석이 실책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이재원(33)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2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고 곧바로 박성한(23)에게 3점 홈런을 맞았다.
두산은 최소 무승부, 12회말 끝내기 승을 노려볼 수 있었지만 안재석의 실책 하나가 빌미가 돼 결국 SSG에 승리를 헌납했다.
안재석은 실책 이후 경기 종료 전까지 고개를 숙이고 자책하며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선배들의 위로에도 자신의 실수로 팀이 패했다는 생각에 괴로워하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여러 차례 잡혔다.
하지만 김태형(54) 두산 감독은 이튿날 안재석을 감싸면서 아무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책은 언제든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안재석이 지나간 일을 빠르게 털어내기를 바라고 있다.
김 감독은 2일 SSG전에 앞서 “안재석은 앞으로도 전날 경기 같은 아픔을 느낄 날이 많을 것”이라고 농담을 던진 뒤 “안재석이 (실책 후) 고개를 숙이고 있길래 실책을 하려면 시원하게 관중석 쪽으로 던지지 정확하게 송구하다가 빗나갔고 말해줬다”고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다.
이어 “(안재석이) 빨리 잊어야 한다. 자꾸 생각하면 수도 없다. 프로에서 경기를 뛰다 보면 자신의 실수 때문에 지는 경기가 없을 수 없다”며 “경험을 쌓으면서 조금씩 담담해져야 한다. 지난 경기는 생각하지 말고 다음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so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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