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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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일당이 체포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사법적 단죄는 아직 진행 중이다. 라임 사태는 자산운용사 라임이 투자자들로부터 끌어모은 돈을 부실기업 등에 투자했다가 환매가 중단된 사건으로, 피해액이 1조6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작년 4월 체포 이후 이발을 하지 않아 머리가 어깨까지 내려올 정도의 장발(長髮)이 됐다고 한다. 구치소 독방에도 적응 못해 체중이 10㎏ 넘게 빠졌고 매주 교회 주보(週報)를 받아 보며 기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0월 정치권 로비와 검사 술접대 의혹을 폭로했던 김씨는 주변에 “내가 공수처 출범의 산파 역할을 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재판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상반기 중 1심 선고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법관 인사로 바뀐 재판부에 또 다시 보석(조건부 석방)을 신청한 김씨는 30일 보석 심문을 받았다.
이종필 라임 전 부회장은 아내에게 이혼 소송을 당했다고 한다. 그가 투자업체로부터 받은 금품 중 939만원 상당의 샤넬 백이 아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갔기 때문이란 말이 나왔다. 그는 1심에서 징역 15년, 벌금 40억원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로 인한 충격 때문인지 최근 다른 일당 재판의 증인으로 나와 검사들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게 일반적인 금융 관행이냐”고 검사가 질문하자 “이건 일반적인 검사 수준이냐”며 되받아쳤다고 한다. 라임에서 150억원대 연봉을 받던 그는 라임의 투자 과정에서 본인 재산도 날려 벌금 납부를 위해 집안 땅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6조원대 자금을 굴리던 라임자산운용은 국내 1위 헤지펀드였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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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씨와 함께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 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모 전 수원여객 전무는 17개월 해외 도피 끝에 자수했지만, 작년 11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곧 있을 1심 선고에서 실형이 선고되면 재수감될 처지다. 김봉현씨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그는 “나를 수사한 수원지검 검사가 김봉현씨로부터 술접대를 받고 김봉현씨에게 유리하게 재판을 한다”고 주장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남부지검이 김 전 전무가 지목한 수원여객 사건 담당 검사를 소환 조사까지 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됐다. 해당 검사는 김봉현씨로부터 ‘술접대’를 받은 것으로 조사돼 기소나 징계청구된 3명의 검사와 별개다.
김봉현씨가 ‘몸통’으로 지목한 라임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의 김영홍 회장은 2019년 10월 라임 사태가 터지기 직전 해외 도피 후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3500억원대 횡령 혐의를 받는 그는 필리핀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사 당국은 정확한 소재 파악을 못 하고 있다. 그의 부친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아들이 6년 전 이미 국적을 말소해 현재는 외국인 신분”이라고 했다. 고향 친구인 김봉현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금융감독원 출신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2심에서 1년이 감형된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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