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 대기 중인 부산 연제구보건소 선별진료소. /김동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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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지역의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 사실상 중단됐다. 백신 물량 부족 탓이다.
부산시는 “백신 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아 5월부터 화이자 1차 접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질병관리청이 지난 28일 당초 예정됐던 화이자 백신 공급 물량을 대폭 줄인다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화이자 백신 물량 부족으로 이날 부산의 16개 구·군에 각 1개씩 설치된 예방접종센터 중 4개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60∼90℃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해 이들 16개 센터에서만 접종할 수 있다.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 사실상 중단된 셈이다.
시 측은 이런 사태를 예상하고 2~3일 전부터 정부 측에 “백신을 더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 측은 “물량이 없다”며 화이자 백신을 추가로 공급해주지 않았다. 대신 ‘다음달부터 1차 예방 접종을 한시 중단하고, 2차 접종 위주로 접종하라'는 공문을 보내왔다.
시의 한 관계자는 “공문엔 ‘5월에는 안정적인 2차 접종 시행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돼 있었다”고 말했다. ‘2차 접종'만 한다는 건 물량이 부족해 화이자 백신을 신규 1차 접종에 쓰지 못하고 1차 접종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는 2차 접종자에게만 놔주겠다는 뜻이다. 화이자 백신은 1차 접종 후 21일 이내에 2차 접종을 해야 면역이 형성된다.
시 보건당국은 지역의 7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지난 3월 10일부터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부산의 75세 이상 인구는 24만7500여명이다. 지금까지 6만2400명이 이 백신을 맞았다. 접종률은 25.2%다.
1차 접종자 중 지난 29일까지 2차 접종을 한 사람은 5500명(접종률 2.2%)에 불과하다. 나머지 5만6900여명은 향후 2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 현재 확보돼 있는 화이자 백신을 이들에 대한 접종에만 쓰겠다는 얘기다.
부산시 관계자는 “며칠 전 정부가 ‘화이자 백신 2000만명분을 추가로 계약했다'며 ‘필요한 백신은 이미 공급된 만큼 계획대로 접종이 이뤄지도록 방역당국과 지자체가 일사불란하게 대응해달라’고 다그치더니 갑자기 ‘물량이 부족하다'고 하니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물량이 달리자 일부 지역에선 통장들이 집집이 방문해 백신 접종 동의서를 회수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접종자들 사이에선 “2~3주 뒤 2차 접종을 해야 하는데 혹시 물량 부족으로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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