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란행위 잦으면 재건축 후순위 불이익 경고
집값 급등에 규제완화 속도조절 나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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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집값 담합, 허위신고가 빈발한 단지는 재건축 우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미루겠다."
재건축·재개발 정상화를 추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에 칼을 빼들었다. 주요 재건축 단지의 집값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민간 주도 공급 대책이 흔들릴 위기에 처해서다. 민심의 역풍이 두려운 오 시장은 ‘속도조절’까지 언급하며 투기 수요에 대한 일벌백계를 다짐했다. 다만 행정력을 통한 단속 강화가 집값 안정화로 이어질 지는 물음표로 남아있다.
오 시장은 29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 관련 브리핑을 열고 "재개발·재건축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가능한 행정력을 총 동원해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를 먼저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후보 시절 ‘스피드 주택 공급’을 주장한 오 시장의 정책 기조가 ‘선(先) 시장 안정, 후(後) 공급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기조 변화는 최근 지속되는 재건축 단지의 집값 급등세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다. 오 시장 취임 이후 ’오세훈 프리미엄‘에 주요 재건축 단지의 실거래가가 수억원씩 상승한 상황이다. 그러자 여권에서는 오 시장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오 시장이 언급한 노원구, 양천구, 강남구, 영등포구를 중심으로 상승 폭이 최대 2배에 달한다"면서 "스피드 공급을 외치며 규제 완화를 공언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민심의 역풍을 맞을 위기에 처한 오 시장은 결국 투기수요 일벌백계로 집값 안정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허위 신고, 호가만 올리는 행위, 가격담합 등의 비정상적 사례들이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투기 수요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에 이어 부동산 실거래 모니터링을 강화해 투기성 거래를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교란 행위가 빈발하는 단지나 입주자대표회의가 연관된 경우 재건축·재개발 우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오 시장의 강경책이 실제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문재인 정부 4년간 대출규제 강화, 규제지역 확대, 보유세·양도세 인상 등 갖가지 대책이 나왔지만 약효는 오래가지 못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비사업 기대효과가 지속되는 한 행정력을 통한 가격 안정책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토지거래허가제의 한계도 이미 확인됐다. 지난해 6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구 대치동에서는 지난 1일 래미안대치팰리스 151㎡(전용면적)이 53억5000만원이 거래됐다. 대치동에서 50억원 이상 거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된 압구정, 목동, 여의도 등의 경우 앞으로 거래량은 줄겠지만 개발 시그널이 분명해졌기 때문에 가격은 오히려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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