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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재] 연합뉴스 '특파원 시선'

[특파원 시선] 신규확진 3만명·중환자실 포화에도 규제 푸는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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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때보다 느슨했던 이동제한조치…지표 개선 없이 4주만에 완화

전문가들 "시기상조" 지적…파스퇴르연구소 "여름에 4차 유행 올 수도"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가 4월 한 달 동안 전국에 내렸던 3차 이동 제한조치를 별다른 상황 개선 없이 해제하는 수순에 들어간다.

백신 접종을 늘리더라도 중환자실이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로 가득 찬 와중에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보건당국이 가장 민감한 지표로 여기는 중환자실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는 4월 3일 5천273명에서 4월 29일 5천804명으로 3차 봉쇄 기간 중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3∼5월 1차, 10∼12월 2차 봉쇄령을 내렸을 때와 비교해보면 이번 결정이 이른 감이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가장 엄격했던 1차 봉쇄 때 중환자실 입원 환자는 2020년 4월 8일 7천148명으로 정점을 찍었고, 봉쇄가 풀린 5월 11일에는 2천712명이었다.

1차 때와 달리 학교를 폐쇄하지 않고 공원을 개방했던 2차 봉쇄 때는 2020년 11월 16일 4천919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12월 15일 2천881명일 때 봉쇄를 해제했다.

프랑스 전역 중환자실 병상이 5천∼6천 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병상에 절반 정도 여유가 있을 때 봉쇄를 완화한 셈이다.

물론 상황이 나아졌다고 해석할 여지가 없지는 않다. 4월 들어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28일 처음 3만명 아래로 떨어졌고, 한때 5만명을 웃돌았던 신규 확진자도 2만∼3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두 번째 봉쇄령을 발표하면서 제시한 목표가 '신규 확진 5천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만족할만한 지표는 아니다.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여야 하는 의료진 입장에서는 이러한 정부의 결정이 못마땅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환자는 계속해서 밀려들어 오고, 중환자실 병상은 남아나질 않는데 기껏 조여놓은 나사를 푸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어서다.

북부 오드프랑스 캉브레 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마농 파르멍티에는 BFM 방송과 인터뷰에서 정책 결정권자가 이곳에 와봤다면 그런 결정은 내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도 의료진과 같은 맥락에서 걱정하고 있다. 감염병 학자 캐서린 힐은 "지난해 11월보다 중환자실 입원 환자가 많을 정도로 상황이 나쁜데 조치를 완화하겠다는 건 비합리적"이라고 비판했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3차 유행 정점을 지났다고 진단했지만 4차 유행이 찾아오면 무슨 소용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파스퇴르 연구소는 이달 26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제한 조치를 너무 빨리 완화하면 올해 여름 또 다른 유행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지배적인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60% 높게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5월 15일 규제를 완화하면 코로나19 환자가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상황은 정부가 해결책으로 믿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속도를 최대치로 올리더라도 벌어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영국뿐만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인도 등 다른 국가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도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이유 중 하나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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