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기부 예견된 일
“국가 경제 발전 물론 봉사·헌신” 약속
의료 수준 한층 높인 삼성서울병원
문화유산 보존 위한 리움미술관 설립
초일류 경영 발맞춰 기부도 세계 최고
삼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속할 것”
“국가 경제 발전 물론 봉사·헌신” 약속
의료 수준 한층 높인 삼성서울병원
문화유산 보존 위한 리움미술관 설립
초일류 경영 발맞춰 기부도 세계 최고
삼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속할 것”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 온 이건희 회장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입니다.”
28일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 60% 이상이 상속세 납부와 의료공헌, 미술품 기증 등을 통해 사회로 환원된다는 사실을 유족을 대신해 전한 삼성전자 관계자가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회장의 유족들이 사상 최고 수준의 상속세를 납부하는 동시에 의료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의 사회환원을 실천하기로 했다”며 “이는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이 회장의 사회환원 규모는 상속세 12조원 이상과, 감염병과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지원액 1조원,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문화재·미술품 기부까지가 총망라됐다. 세간의 기대를 훨씬 능가하는 규모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회장과 유족의 이 같은 행보는 이 회장이 삼성그룹 회장으로 처음 취임했던 1987년 이미 예고됐다는 분석이다.
당시 취임사에서 이 회장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지금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이후 이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도 “죽어서 입고 가는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고 사회환원 의지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생전에도 이 회장은 수시로 사회와의 상생철학을 역설하며 여러 사회공헌 사업을 펼쳤다. 한국의 의료·병원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로 1994년 삼성서울병원이 설립됐고, 리움미술관도 문화유산을 미래 세대를 위해 보존해야 한다는 고인의 뜻에서 출발했다.
이 회장은 부모 없이 길거리를 떠도는 아이들을 목격하고 1989년 천마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이외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삼성호암상 등 삼성이 전개하는 학문 지원사업도 모두 이 회장의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회장은 “사회적 요구에 관심을 갖고 사회와 더불어 발전하는 것이 기업의 또 다른 책임이다. 저는 이것을 기업의 ‘보이지 않는 책임’이라고 여기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서울병원 |
재계에서는 생전에 이처럼 사회환원 철학이 각별했던 이 회장이 사후에도 한국 사회에 ‘위대한 유산’을 남기고 떠났다고 추모했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치열한 삶을 통해 거둔 거대한 업적의 가장 큰 수혜자는 다름 아닌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말했다.
‘초일류’ 경영으로 삼성을 일궈 대한민국 경제 도약을 주도한 이 회장이 다시 세계 최대 규모의 상속세와 기부를 통해 마지막 사회공헌을 실천한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특히 이 회장이 남기고 떠난 유산은 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그리는 ‘뉴 삼성’의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역시 이 회장의 뜻을 계승해 사회 상생·공헌을 경영 전반에서 강조하고 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과 유족이 앞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이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삼성전자 등 관계사들도 다양한 사회공헌을 통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뉴 삼성’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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