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마지막 기회” 지적도
‘한반도 운전자론’ 북미대화 단절에 힘잃어
2018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사진 [공동취재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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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4‧27 남북정상회담 및 판문점 선언이 27일로 3주년을 맞았지만, 남북관계는 정상합의 이전으로 뒷걸음쳤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내놓을 전망이지만, 1년 남짓 남은 문재인 정부 임기동안 반전의 계기가 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미 국무부는 26일(현지시간) 문재인 정부와의 대북정책 협력 방향을 문의한 헤럴드경제에 “대북정책 검토가 진행되고 있음에 따라 언급할 수 없다”고 답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결과 발표가 임박함에 따라 발언을 자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워싱턴 소식통은 “오는 29일 바이든 행정부 출범 100일을 전후해 대북정책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며 “원칙에 입각한 외교‧압박을 병행한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는 큰 틀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중요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할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북미 대화중단으로 동력을 상실했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이 북미대화를 이끌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북미 비핵화‧관계개선 협상을 구체화한 2019년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자 북미대화뿐만 아니라 남북대화까지 단절됐다. 지난해 6월 북한의 일방적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남북대화가 한반도 문제를 풀 독립변수가 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7일 민간단체 주최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제외하면 정부 차원의 공식 기념행사가 따로 열리지 않는 것도 판문점선언의 의미가 퇴색한 현실을 반영한다.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은 철도협력과 정기적인 이산가족 상봉, 문화·스포츠 교류협력에 합의했지만, 단 한 건도 합의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북한이 국경을 전면 봉쇄하면서 대화 기회도 크게 줄어들었다. 판문점 선언이 명시한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남북 간 공동 행사·국제경기 공동 참가 등은 북한의 무관심과 코로나19로 물거품이 됐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발표와 맞물려 내달 열릴 한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할 ‘마지막 기회’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한반도 운전자론’을 재가동할 의지를 내비치는 한편, 한반도 문제가 한국의 생사를 가를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중갈등의 틀 안에서 북핵문제를 바라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의 한 소식통은 “바이든 행정부의 최근 행보를 보면 ‘가치 외교’ 틀 안에 미중경쟁뿐만 아니라 북핵문제를 보는 경향이 있다”며 “결국 북미대화 자체보다는 동맹강화에 집중하게 될 가능성이 큰데, 이러한 경우 문재인 정부가 기대하는 전향적인 정책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락 전 러시아 대사·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급변하는 국제정세의 구도를 면밀하게 분석해 미국과 접점을 마련해 한반도 정책으로 유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한반도 아젠다에 너무 몰입해 있으면 국제정세라는 큰 외적환경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 큰 틀에서 접점을 찾은 뒤 한반도 문제로 좁혀나가야 우리의 운신 폭을 넓힐 수 있다”고 제언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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