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취임식 일성 "강력한 쇄신, 환골탈태"
LH혁신위원회, 혁신추진단 신설
국세청장 출신 파격 임명, LH '일대 쇄신' 전망
부동산투기근절 등 공직기강 확립 '최우선 목표'
LH 제5대 사장에 취임한 김현준 신임 사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제공=L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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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박지숙 기자 = 신도시 땅 투기 의혹 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임 사장에 김현준 전 국세청장(사진)이 전격 임명되면서 조직쇄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 신임 사장은 26일 LH 본사 대강당에서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열린 취임식에서 ‘대국민 사과’로 취임사를 시작했다.
김 사장은 “일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저를 비롯한 임직원 모두는 현재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깊은 반성과 함께 뼈를 깎는 노력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특히 “조직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해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직 전체를 개혁하고 혁신하기 위해 학계와 시민단체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LH 혁신위원회’와 실무전담조직인 ‘LH 혁신추진단’을 설치하겠다”며 “정부의 LH 혁신방안에 대한 후속조치와 이행상황을 철저히 점검하여 청렴하고 공정·투명한 조직으로 재탄생하겠다”고 밝혔다.
정통 국세청 출신이 퇴임 후 공직에 임명되는 경우가 극히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그의 기용은 LH 투기 근절과 조직 기강잡기 등 ‘LH 조직혁신’을 최우선 목표로 한 인선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LH 사장은 정부 부처나 건설업계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지난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합병하면서 탄생한 LH는 현대건설 임원을 지낸 이지송 사장이 초대 사장이었고, 이후 2~3대 이재영·박상우 사장은 모두 국토교통부 실장급 공무원 출신이었다. 4대인 변창흠 사장은 대학교수였지만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특히 차관급 고위공무원을 지낸 인사가 LH 사장에 임명된 것도 처음이다.
무엇보다 그가 문재인정부에서 지난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 3개월간 국세청장을 지내면서 부동산 투기 근절과 국세 행정개혁 등에서 상당한 실적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만 명 규모의 거대 권력기관인 국세청을 이끈 수장이었던 그에게 최근 ‘풍전등화’ 상황에 놓은 LH를 ‘환골탈태’시킬 특명이 주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김 신임 사장은 LH의 주요 역할인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정책은 정부 기조에 발을 맞추면서 LH 기능조정과 조직혁신 등에 대해서는 ‘칼’을 빼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LH 임직원 부동산거래 신고·등록 및 검증시스템 구축 등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주택공급 확대, 투기근절 및 실수요자 보호에 조직 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LH 혁신방안 중 하나인 조직기능 조정과 관련해서도 김 사장은 투기 등 불법행위 예방을 위한 제도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는 LH의 토지 공급과 신도시 조성 등 토지개발, 도시개발 등 핵심 기능은 남겨두고 주거복지나 주택 건설 등 다른 기능이 분리될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4개월 이상 선장이 없었던 LH 조직내부도 신임 사장 임명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LH사태로 지난 두 달간 위기를 겪으면서 다수 직원들은 공공기관 직원으로서의 자부심이 무너지고 조직에 대한 신뢰 및 업무효능 역시 떨어진 상태다.
LH 한 관계자는 “넉 달 이상 사장 공석인 상태로 위기를 맞으면서 직원들의 피로감도 누적되어 신임 사장 임명을 반기고 있다”며 “조직혁신이 예고되어 긴장도 되지만, 어려운 시기에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본립도생(本立道生), 즉 기본이 바로 서면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보인다”며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로 삼아, LH를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공기업으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첫 공식 일정으로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참석하며, 이후 3기 신도시 사업현장 등을 찾아 정책사업 추진 현황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LH사장의 공식 임기는 3년으로 김 사장의 임기는 2024년 4월 22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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