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 현장] ‘살짝 쥐난 느낌’ 큰 부상 방지 차원에서 자진 강판했던 류현진

[스포티비뉴스=세인트 피터스버그(미 플로리다주), 조미예 특파원]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무실점 호투를 펼치던 중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자진 강판했습니다.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템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3⅔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습니다. 투구 수 62개.

잘 던지던 중 발생한 돌발 상황이었기에 류현진의 부상 정도가 가장 궁금했습니다. 구단은 ‘경미한 오른 둔부 좌상’이라고 공식 발표했고, 경기가 끝난 뒤 류현진도 공식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경기 후 진행된 줌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부상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라며 현재 상태가 굉장히 경미한 수준임을 알렸습니다. 그러면서 “내일부터 정상적인 운동을 시작할 것이다. 부상자 명단까지는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라고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부상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할 만큼 가벼운 통증이었습니다. 쥐가 난듯한 느낌 정도입니다. 류현진은 긴장 증세가 나온 것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등판을 하기 전에 불펜에서 점검을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4회 2사에서 타석에 오른 마르고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한 직후, 류현진은 엉덩이 쪽에 이상 증세를 느꼈고, 곧바로 포수 대니 잰슨을 불렀습니다. 큰 부상으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고통을 크게 호소하지도 않았고, 투구 도중 잘못된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불편한 상황임을 알렸습니다.

대니 잰슨을 마운드로 호출한 류현진은 더그아웃을 향해서도 손짓을 했습니다. 심각성을 느낀 토론토 블루제이스 코치와 통역 마운드로 향했고, 찰리 몬토요 감독도 류현진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코치와 감독이 마운드로 오고 있는 동안 류현진이 몇 걸음 걸으며 체크를 했습니다.

하지만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피트 워커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오르자 류현진이 증상을 설명합니다.

류현진은 이미 2년전(2019년 4월 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경기) 자진강판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그 결정은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더 큰 부상으로 확대되는 걸 차단했고,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류현진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커리어하이를 찍는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류현진의 자진 강판도 같은 맥락입니다. 류현진은 줌 인터뷰로 진행된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2년 전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번에도 빠르게 스톱을 한 부분은 잘 한 것 같고, 이로 인해 부상이 길게 가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큰 부상을 막기 위한 선택.

코치와 감독에게 상태 설명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습니다.

더그아웃에 들어오자마자 벤치에 다리를 올려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살짝 뻐근함을 느꼈을 때 스트레칭을 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

블루제이스의 수석 트레이너 호세도 류현진의 상태를 체크했습니다.

호세가 지켜 보는 가운데 류현진은 더그아웃에서 몇 걸음 걷다가 클럽하우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부상 정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점검을 모두 마쳤고, 류현진은 “테스트 경과가 좋게 나와서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하며, 큰 부상이 아님을 확실하게 전했습니다.

스포티비뉴스=세인트 피터스버그(미 플로리다주), 조미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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