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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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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수술 후 첫 공판 이재용 “공소사실 인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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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열린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 관련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의 “이 부회장의 승계를 목적으로 이 사건이 계획됐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국정농단 공모 혐의로 2년6개월형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이 부회장은 지난달 충수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고 일주일 전 퇴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판사 박정제·박사랑·권성수)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40분까지 8시간 넘게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관계자 11명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공판 진행 도중 재판부가 ‘공소사실을 인정하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국정농단 사건' 관련 뇌물공여 등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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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는 2018년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로 1년여간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한 바 있다.

검찰 “삼성물산 합병은 이 부회장 승계 목적”

검찰은 지난 2015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미래전략실 주도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경영권 승계 목적으로 합병 과정에 불법 관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그룹의 주력 기업인 삼성전자 지분 확보를 위해 삼성물산 주가를 내리고 제일모직의 가치는 부풀리는 주가 조작,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과정에서 불법 행위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들은 이 부회장의 승계를 목적으로 이 사건을 계획하고, 제일모직을 상장시킨 후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비율로 삼성물산과 합병을 계획했다”며 “승계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합병 과정에서 행해진 허위 정보 제공, 투자 정보 미제공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측은 이에 대해 “검찰이 (이 부회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을 범죄단체로 보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온갖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다”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며 “경영 활동을 범죄로 보는 시각이 안타깝고 오해가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주장하는 ‘승계 및 지배력 강화’ 목적의 합병은 유일한 해석 기준이 아니다”며 “사업적 필요성은 결코 ‘허위 명분’이 아니고 허위라고 ‘선언’하지 말고 ‘증명’을 해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합병의 목적은 최소 비용으로 이 부회장의 승계와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을 통해 삼성물산 주주들이 의문을 가질 기회와 검토 가능성까지 박탈당하게 했다”고 언급했다.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시점을 선택하고 삼성물산과 주주들에 손해를 가하면서 오히려 회계보고서를 조작·유포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변호인 “검찰, 손해 인정할 만한 근거 없어”

변호인 측은 합병 비율과 기점에 대해서는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상 객관적인 시장 주가를 기준으로 정해지며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물산 저평가, 제일모직 고평가’라는 표현이 20회 이상 공소장에 나오는데 합병 시점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고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시점이었다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무상 배임에 대해서는 “검찰이 주장하는 ‘손해’가 인정되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나 기준이 증명돼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손해를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삼성물산 주주들은 합병으로 오랜 부실을 해소하고 바이오 자회사 이익 공유 등 이익을 봤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의 혐의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이) 보고받은 사실이 없는 쟁점이 대부분일 뿐 아니라 단순히 보고를 받은 것으로는 공모 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압도적 다수로 불기소를 권고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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