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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연재] 인터풋볼 '최인영 칼럼'

[최인영 칼럼] 역전승과 역전패를 가르는 차이, '주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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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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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골키퍼는 이제 더 이상 기피 포지션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 축구에 있어서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우리는 골키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초의 무실점 경기 골키퍼이자, 골키퍼의 스타플레이어 시대를 열었던 '레전드' 최인영이 차원이 다른 축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편집자주]

스포츠 경기에서 역전승만큼 짜릿한 것은 없다. 특히 축구에서 역전승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축구라는 종목 특성상 역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팀, 어느 지도자나 경기에 임하면서 승리를 원한다. 승리를 위한 조건은 한 골을 성공시키고 실점을 하지 않으면 승리한다. 그러나 단순한 이 조건이 이뤄지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선제골을 성공시켰을 때 역전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주도권을 내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일찌감치 잠그려 하는 심리가 발동하면서 경기 내용이 부실해지며 상대팀에 주도권을 빼앗기게 돼 실점을 하게 되면 분위기가 상대 팀에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후 벤치에서 전술 변화를 주고, 선수 교체로 반전을 하려고 해도 한 번 분위기가 넘어가면 반전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최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를 보면 토트넘이 이런 장면이 많다. 조세 무리뉴 감독이 세계적인 감독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예전과 같은 압도적인 축구를 하지 못하고 있고, 토트넘의 경기가 포체티노 감독 시절에 비해 재미없어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수비 안정성을 가장 중요시 하는 감독이다. 첼시를 지휘하던 시절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통해 우승을 경험했지만 토트넘은 선수 구성이 다르다. 현재 토트넘은 수비를 할 때 체력 소모가 많고, 이로 인해 공격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과적으로 상대에게 주도권을 뺏기게 되고,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무리뉴 감독의 용병술과 교체 타이밍도 문제가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손흥민의 교체 아웃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고, 손흥민이 빠진 후 역전패를 당하는 경기가 많아지자 국내 축구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축구에서 2-0으로 리드하고 있을 때 추가 득점이 중요하고,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2-0에서 추가득점으로 완승으로 가는지, 실점으로 추격의 빌미를 줘서 2-3의 역전패로 가느냐가 결정될 수 있다.

프로 팀이나 아마추어 팀이나 한 경기에서 역전승을 하느냐 역전패를 하느냐에 따라 팀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제일 어려운 경기는 1골 차로 이기고 있을 때이고 가장 경기력이 좋은 경기는 1골 차로 패하고 있을 때이다.

1골차로 패하고 있으면 선수들은 최대한 공격에 중심을 두고 득점을 하기 위해 주도권을 갖게 되고, 반대로 1골차로 이기고 있으면 선수들이 지키기 위해 공격보다는 수비에 중심을 두기에 만약 실점을 하게 되면 역전패로 이어질 가능성 높아진다.

그것은 팀의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역전승과 역전패의 차이는 팀의 경기력 유지에 따라 달라진다. 역전패를 당하면 타격이 크고, 팀의 흐름이 바뀔 수 있기에 선수들과 감독들은 경기를 이기던 지던 자기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글=최인영(1994년 미국 월드컵 국가대표 골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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