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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김학의 '성접대' 의혹

박준영 변호사, 연일 SNS에 진상조사단 관련 작심 발언… “김학의 공개소환은 망신주기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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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이고 모순이었던 진상조사”

“검찰개혁 과정 치밀하지 못해”

아시아경제

박준영 변호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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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등 여러 재심 사건 변호를 맡아 재심 전문 변호사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46·사법연수원 35기)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연일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이하 진상조사단)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박 변호사는 2018~2019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을 조사했던 대검 진상조사단 8팀에 민간인 조사단원으로 직접 참여했던 인물이다.


검찰이 김학의 사건에 대한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박 변호사가 공개한 당시 조사팀원들 사이에 오갔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단톡방)의 대화 내용 등 자료들에 진상조사단이 특정한 정치적 의도를 갖고 무리한 조사를 진행했던 정황들이 담겨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박 변호사는 올해 초 ‘김학의 불법출금’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정의실현을 위한 불가피한 업무처리였다’는 법무부 해명이 나오자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추미애 장관님, ‘수사의뢰를 할 당시 상황, 수사의뢰 내용, 수사단의 수사과정’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는 근거가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정의실현을 위해 불가피한 업무처리였다는 주장은 무리한 주장”이라며 “이번 사건은 ‘법치주의 실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적이었고 모순이었던 진상 조사… “믿기 힘들다는 윤중천 진술이 수사의뢰 근거가 돼”

20일 박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적이었고 모순이었던 진상 조사’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윤중천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윤중천이 갑자기 회개하여 진실을 밝힐 리도 없는 것이다.’ 믿기 힘들다는 윤중천의 진술은 수사의뢰의 근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공개소환은 윤중천이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발언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뢰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발언은, 이 정부 쪽 인사가 윤중천의 입에서 나오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정부의 검찰 적폐 청산에 폭탄을 던지는 근거 없는 발언을 경계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진상조사단 내에서 윤중천의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음에도 결국은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의뢰가 이뤄졌고, 윤중천이 갑자기 공개소환 요구를 한 것에 대해 조사단 내에서 윤중천이 공개소환에 나오면서 여권 인사를 접대 대상으로 거론하는 등 돌발행동을 할 것을 우려했었다는 것.


이날 박 변호사가 해당 글에 링크를 건 기사에는 당시 조사단 단톡방에 한 조사단원이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마당에 윤중천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조사에 응하고 조사단에 오히려 역제의를 하는 것은 아예 수사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폭탄을 던지려는 게 아닌가 매우 의심이 됩니다. 공개소환 기회에 황당한 사람들을 지목하거나 조사단이 윤중천과 협조 또는 거래했다는 발언이 나왔을 때, 이 일을 막지 못한 책임을 우리 모두 져야 할 것입니다. 저는 그런 일이 절대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 변호사는 최근 김학의 사건 진상에 대한 공론화를 위해 대검 진상조사단이 작성한 1249쪽 분량의 ‘김학의 전 차관 사건 최종 결과보고서’와 ‘윤중천·박관천 면담보고서’, 당시 조사팀 단톡방의 대화 내용 등 자료를 언론에 제공했다.

공개 소환의 목적… “김학의 망신주기·비난 여론 높여 조사기한 연장”

박 변호사는 이날 ‘공개 소환의 목적’이라는 제목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시 조사단이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김 전 차관 망신주기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조사를 위한 목적이라기보다는, 김 전 차관에 대한 비난 여론을 높이고, 조사기한 연장 등 논리에 활용할 목적으로 ‘공개 소환’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공개 소환은 망신을 주기 위한 목적도 함께 들어있다고 봐야지요. 그 전에 윤중천, 박관천 등은 그들의 입장을 배려하여 조사단이 있는 동부지검 밖 모처에서 만났는데, 김 전 차관은 미리 조사 일정에 대한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 소환을 통보했다”고 꼬집었다.


박 변호사는 “국민들은 모두가 비난하는 ‘김학의 전 차관의 공개 소환 사실’만 안다. 그런데 그 이면의 사실.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사실, 원칙도 없이 망신 주는 공개 소환을 한 사실, 공개 소환의 정치적 목적이 따로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며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하고 싶은 정보만 제공했다. 국민들은 이 상황을 놓고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한다. 이런 일이 이전에 없었을까? 앞으로 없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을까?”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자신이 이번 사건을 공론화하는 배경에 대해 “사건을 통해서 우리 사회를 바꿔봅시다. 공무집행의 ‘진정성’, ‘예측 가능성’ 확보를 위한 우리의 노력을 강조합니다. 저도 속내를 숨기고 진행했던 지난 일들에 대해 반성합니다”라며 “기사 전체를 봐주십시오. 단톡방을 공개할 수밖에 없었던 공익적 목적이 들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지 않게 유의해야”

박 변호사는 또 이날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라는 제목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중천, 박관천 면담보고서가 내부 단톡방에 공유되었을 때, 보고서 내용은 객관적 사실과 다를 수 있으나, 윤중천 등이 보고서 내용대로 진술하였을 것으로 봤다”며 “윤중천은 재력과 인맥을 과시하면서 살아왔다. 그래서 그가 한 진술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여전히 ‘이(규원) 검사가 정말 하지도 않은 윤중천의 진술을 보고서에 담았을까?’ 의문을 갖고 있다”며 “재판 과정에서 그 실체가 드러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그리고 문답을 있는 그대로 정리한 게 아니라 진술의 취지를 담는 보고서 형태였기 때문에 허위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게 쉽지 않다”고도 했다.


박 변호사는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경찰과 검찰 그리고 최근 이성윤 검사장을 비공개 면담 조사한 공수처도 수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런 수사보고서를 작성함에 있어 좀 더 객관적인 절차와 방식을 요구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찰 수사에 대한 바람을 드러내면서도 신뢰하기 어려운 윤중천의 진술이 언론의 단독보도 형태로 조사단에서 유출돼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의뢰의 근거가 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허위 면담 보고서 공개로 검찰은 수사의 정당성을 갖게 됐지만 수사 과정에 정치적 논란이 불거지지 않게 유의해야 한다”며 “검찰은 오직 증거와 법리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 사건 실체를 철저히 규명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변호사는 “이 공론화가 지금 진행되는 수사의 정당성에 힘을 싣고 있긴 하지만, 저는 검찰 수사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그리고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지 않게 유의하며 진행되길 바란다”며 “한편, 여기서 놓쳐서 안 되는 것은 쉽사리 믿기 어려운 진술이 단독 보도 형태로 유출이 되었고, 수사의뢰의 근거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임이 가볍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규원 검사가 공수처 수사 받기를 원한 이유… “정치적 유불리 따라 검찰개혁 입장 바꿔 시스템 엉망돼”

한편 이날 박 변호사는 전날 이규원 검사가 자신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과 관련 현 정부의 검찰개혁이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수시로 입장을 바꾸다보니 엉망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검사가 ‘공수처’의 기소 여부 판단을 원한 이유는’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공수처가 본인 사건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며 헌법소원청구를 한 이 검사의 의도도 사건 관련 정보를 함께 봐야 할 수 있다”며 “진영 논리라는 문맥에 갇혀 사건을 보지마세요. 속는 겁니다”라고 했다.


그는 “‘서로를 견제하고 각 기관이 엄정하고 균형감 있는 수사를 진행할 것이다. 제도의 미비점은 보완될 것이고 충돌은 원만히 해결될 것이다’는 것이 검찰개혁을 밀어붙인 쪽이 한 주장이었다”며 “이렇게 되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아니잖아요. 지금 공수처, 검찰, 경찰이 어떤 모습인가요? 권한을 놓고 다투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이 문제를 다루는 상황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개혁 과정이 치밀하지 못했습니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입장을 바꾸다보니 시스템이 엉망이 됐습니다”라고 꼬집었다.


박 변호사는 “‘민주주의는 선의와 신뢰에 기반한 제도가 아니라 불신과 견제를 기초로 한 제도다.’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현재 우리 상황에 맞는 제도를 설계함에 있어서 진지하게 고려했어야 할 지점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글을 맺었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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