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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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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中견제' 발맞춰 주고 '올림픽 지지·센카쿠 방위' 얻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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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수교 후 대만 문제 첫 명시…'미일동맹 확고한 계승' 부각

'외교 서툴다' 평가 벗어날까…코로나19 확산하면 올림픽 불투명

중일관계 악화 가능성…스가 "신장 문제, 입장 설명하고 이해 구했다"

연합뉴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현지시간 16일 오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곁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나란히 서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주고받은 것에 눈길이 쏠린다.

스가 총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 기조에 보조를 맞추고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한 지지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방위를 재확인받은 양상이다.

현지시간 1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포위 정책에 근거한 내용이 대거 반영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중국의 행동이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 평화 및 번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논의하고서 "국제법에 기반을 둔 질서와 부합하지 않는 중국의 활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명시했다.

또 동중국해에서 현상을 변경하려는 일방적인 시도나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 주장 등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하게 밝혔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대만에 관해 기술한 점이다.

공동성명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바이든 따라가는 스가
(워싱턴 EPA=연합뉴스) 현지시간 16일 오후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공동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미일 정상회담 성명에 대만 문제를 기술한 것은 일본이 중국과 수교한 후 처음 있는 이례적인 일이며 중국이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또 홍콩이나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강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까지 중국을 견제하는 내용이 줄줄이 반영됐다.

중국을 '가장 심각한 경쟁자'로 규정한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에 스가 총리가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과의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맺어진 일본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을 감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일본 방문을 추진하는 가운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스가 총리는 무엇을 얻었을까.

우선 바이든 대통령이 올림픽에 대한 지지를 표명함으로써 스가 총리의 공조에 답했다.

공동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올여름에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하려는 스가 총리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미국이 방어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공동성명은 센카쿠 열도가 미국의 일본 방위 의무를 규정한 미일안보조약 5조의 적용대상이며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의 실효 지배를 훼손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또 미국이 핵을 포함한 미국의 모든 능력을 사용해 미일안보조약 아래서 일본 방위를 확고하게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다시 표명했다는 점도 성명에 명시됐다.

연합뉴스

공동 기자회견 하는 스가-바이든
(워싱턴 교도=연합뉴스) 현지시간 16일 오후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DC 소재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4.17 photo@yna.co.kr



또 안보 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대응력을 향상하고 사이버 공간을 포함한 모든 분야의 안보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반영했다.

스가 정권이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이 협력하겠다는 뜻도 성명에 담겼다.

스가 총리는 그간 미일 동맹이 일본 외교·안보 정책의 기축이라고 거듭 강조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공동선언으로 이를 뒷받침한 셈이다.

외교 경험이 부족한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부각한 미일 동맹 중심의 외교를 문제없이 잘 계승했다는 평가를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일련의 주고받기가 전체적으로 호평을 받을지는 불투명하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이 올림픽을 아무리 지지하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도쿄신문은 바이든이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결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이지 올림픽 개최 자체를 직접 지지한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일본의 백신 접종 진행 상황은 주요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고 최근 감염이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집권당 이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이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한 상황이다.

센카쿠 열도 방위 등은 앞서 미국이 밝힌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서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최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를 다핵종(多核種)제거설비(ALPS)로 거른 후 해양 방출하는 계획을 발표한 뒤 양국 정부 주요 인사가 언론을 통해 우회적으로 설전을 벌였는데 이번 회담으로 중일 관계가 한층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주미 중국대사관은 "대만과 홍콩, 신장 문제는 중국 내정이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는 중국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에 관련된 문제"라면서 "이런 문제는 중국의 근본 이익이므로 간섭할 수 없다"고 즉각 반발했다.

일본 정부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호응하면서도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도록 수위 조절에 애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

스가 총리는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장 인권 문제에 관해 주요 7개국(G7) 중 일본만 중국을 제재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서 "우리나라의 입장이나 대응에 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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