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송영길 의원,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당 대표 유력 후보입니다. 이분이 이런 공약을 내놨습니다. “청년들이 축의금만 있으면 집을 갖게 만들어주겠다.”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누구나 집 프로젝트’를 실시해 집값의 10%만으로도 집을 가질 수 있게 하겠다는 겁니다. 자신이 시장으로 있던 인천에 이미 이런 모델이 있다고 했습니다.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게 핵심인 것 같습니다. 댓글 반응은 안좋습니다.
“90% 대출이면 청년들이 평생 일해도 못 갚는다”
“택시비만 있으면 자동차갖게 해줄 게. 비행기표 살 돈만 있으면, 비행기 갖도록 해줄게…국민이 바보냐?””청년들은 축의금 낼 돈도 없다”
“너네들은 그렇게 축의금이 많이 들어오냐”
이 댓글이 압권이네요. “차라리 허경영이가 훨씬 낫다”
한 언론은 얘기를 가지고 팩트체크를 했습니다. 청년들이 받는 축의금 평균이 3500만원 정도된다. 그래서 결혼 축의금만으로 서울 시내 아파트 분양가의 10%를 감당하기 힘들다. 비수도권의 경우 하객이 축의금을 평균 10만원 낼 경우 가능한 곳도 있겠다. 뭐 이런 내용이더군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2030 청년들의 이탈로 이번 선거에서 졌다, 이런 분석들이 나오면서 앞다퉈 2030잡기에 나섰습니다.
보궐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장 선거에 국민의힘 후보가 20대에서 55.3%를 얻었습니다. 민주당 후보는34.1%, 21%포인트 이상 차이가 납니다. 야당은 30대에서도 56.5%를 기록해 민주당 후보보다 17.8%포인트 앞섰습니다. 작년 총선 출구 조사만 해도 20대의 56.4%, 30대의 61.1%가 민주당에 투표했습니다. 2030 세대의 여야 지지가 1년 만에 180도 뒤바뀐 겁니다. 2030의 이탈은 민주당과 정권으로선 굉장히 뼈아픈 대목입니다. 이들의 마음을 돌려세우지 못하면 내년 대선은 해보나마나입니다. 그러다보니 여기저기서 무리수가 벌어집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 젊은 초선 의원인데 조국 전 장관 수호 집회를 주도한 사람입니다. 매일 밤마다 조국을 위해 기도한 후 잠자리에 든다고 하셨던 분입니다. 젊은 친문, 진문, 대깨문 의원입니다. 자신을 향한 쓴소리를 듣고 싶다며 2030 남성들이 주회원인 청년 커뮤니티 가입을 선언합니다. ‘에펨코리아’라는 곳입니다. 반문 성향이 강한 곳에 들어가서 자신이 그곳 이용자들을 설득해보겠다, 소통해보겠다, 뭐 이런 취지인 모양입니다. 그런데 친문 커뮤니티 딴지일보 이용자들한테 같이 가자고 했답니다. 딴지일보는 아시다시피 친문 4~50대 유저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이곳 딴지일보 게시판에 이렇게 적었다네요. “다들 가입해 달라. 필수입니다” 혼자는 두려웠던 모양입니다.
이런 사실이 공개되자 에펨코리아에는 ‘대놓고 여론조작을 하겠다는 것이냐’, ‘소통을 하러 온다는 사람이 좌표를 찍느냐’ 며 비판 글이 줄을 이었다고 합니다.에펨코리아 측도 신규 가입을 막고 “좌표 찍기 하지 말아달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좌표찍기’라는게 말하자면 어느 사이트에 일시에 한꺼번에 들어가서 점령해 버리는 뭐 그런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정권을 비판하는 사람이나 글은 인터넷에서 ‘좌표 찍기’부터 당합니다. 한 번 찍히면 댓글 부대가 떼로 달려들어 욕을 퍼붓습니다. 그런게 좌표찍기입니다.
중구난방 청년대책, 문재인 대통령은 어떨까요.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국무회의에서 무려 청년 18번이나 언급했다고 합니다. “(청년 문제는) 우리 사회가 가장 우선순위를 둬야 할 중차대한 과제가 됐다”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을 공감하고 함께 나누며, 기존의 대책을 넘어서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달라”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거 외환위기 때 청년들은 닫힌 취업문과 구조조정의 한파 속에 ‘IMF 세대’로 불리며 큰 어려움을 겪었다””(요즘 청년들도) 이른바 ‘록다운(lockdown·봉쇄) 세대’가 될 수 있다” 그러면서 “청년들에게 ‘즉각적이고 대대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코로나의 유산이 수십 년간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는 국제노동기구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대통령의 이 말을 듣고 청년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 ‘평등·공정·정의’를 약속했습니다. 그런 문 대통령은 ‘불공정 사회’ 만드는데 가장 앞장섰습니다. 불공정 파렴치의 상징인 조국씨에 대해 ‘마음의 빚’이 있다며 청년들에게 큰 상처를 줬습니다. 추미애 전 장관 아들은 일반 병사들은 상상할 수 없는 휴가 특혜를 누렸습니다. 집값을 역대 최악으로 올려놓고 입만 열면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 수 없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땠습니까. 정작 공무원, 국회의원 등은 뒤에서 땅 투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은 ‘좀스러우니 그만하라’며 자신의 부동산 의혹에 대해 변호부터 했습니다. ‘일자리 정부’라면서 소득 주도 성장, 비정규직 제로 이런 걸 고집했습니다. 처참한 고용 참사를 빚었습니다. 일자리 감소의 부작용은 청년층에게 고스란히 돌아갔습니다. 2030이 무능 정권의 최대 피해자입니다. 문 정권이 4년 동안 해온 것을 보면 젊은이들이 등 돌릴 이유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일 겁니다.
그래놓고, 문 대통령이 이제와 청년들이 고통받고 있으니 대책 내놓겠다고 하시니 청년들도 어리둥절하고 저도 어리둥절합니다.
축의금만으로도 집사도록 하겠다..이런 황당한 얘기할게 아니라 근본적인 잘못에 대한 사과가 우선인 것 같습니다.
*조선일보 이동훈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이동훈의 촉’ 유튜브에서 감상하십시오
[이동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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