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야당 출신으로 문정부 첫 국무회의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6회 국무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화상을 통해 인사하고 있다. 2021.4.13/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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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4·7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 첫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장관들과 방역 대책과 부동산 정책 등을 놓고 날선 논쟁을 벌였다. 오 시장이 공시지가 상승으로 인한 세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하자, 국무위원들 상당수가 반박 논리를 펴며 충돌했다. “아이디어를 낼 땐 먼저 협의를 해달라”며 기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이날 당선 후 처음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국무회의 말미에 발언권을 얻어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대통령과 부처 장관님들께 가감없이 전달하고자 한다”며 두 가지를 제안했다.
오 시장은 코로나 방역 대책으로 피해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전하며 “방역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기 버겁다. 새로운 시도와 아이디어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며 “간이진단키트에 대해 식약처가 빠른 시일 내에 사용 허가를 해달라”고 했다.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과 관련해선 “급격히 증가하는 국민들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의 개정과 국토부의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며 “공동주택(아파트) 가격 결정 과정에 지방자치단체가 권한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과 협력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러자 관계부처 장관들이 비판에 나섰다. 전해철 행전안전부 장관은 “지자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경우 중대본과 협의해 달라”며 “협의를 거치지 않으면 방역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전 장관은 자신이 ‘중대본 2차장'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자가진단키트는 신속성이 장점이지만 양성자가 음성으로 나올 수 있어 보조적 수단이어야 한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오 시장의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제도개선 요구를 강하게 반박했다. 홍 부총리는 “공시가격은 부동산가격공시법에 따라 한국부동산원이 1421만호 전수조사를 통해 산정한 가격”이라며 “감정평가사 등의 외부전문가 검토도 진행해 정부가 임의로 조성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일부 지자체의 문제제기가 잘못된 사실관계에 근거한 것이 많았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무위원들의 반론이 이어지자, 오 시장은 “긍정적으로 의견을 주셔서 판단에 크게 도움이 된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이진단키트 허용 제안에 대해 “장점은 최대화하고, 단점은 최소화해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다음주에 중대본에 정식 건의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의 토론을 듣고나서 “요약된 제안과 짧은 답변만으로 충분한 소통이 됐다고 볼 수 없다”며 “서울시와 관계 부처가 국무회의 이후에도 충분히 소통해 달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 방역이든 부동산 문제든 서울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서울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해야 전국적 해결이 가능한 만큼 충분한 소통으로 각 부처와 서울시가 같은 입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했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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