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동물 학대 영상·사진 공유
서울 성동경찰서는 11일 ‘동물판 n번방'으로 알려진 ‘고어전문방'이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참여자 80여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방 참여자 80여명 가운데 수십명이 미성년자이며, 이 중에는 중학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월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가 고어방 참여자들을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하며 수사에 나섰다. 고어방은 익명의 참여자 80여명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이곳에선 길고양이 등 동물을 포획하는 방법이나 죽이는 방법이 공유됐고, 실제 동물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영상과 사진도 올라왔다. 앞서 고어방의 존재가 온라인을 통해 드러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들을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닷새만에 22만여명이 동의했다.
지금까지 경찰 수사에서 직접 동물을 학대하고 그 사진을 올린 혐의가 확인된 피의자는 20대 후반 이모씨 1명이다. 이씨는 엽총으로 개, 고양이, 너구리 등을 쏴 죽이고 그 사진을 고어방에 게시했다.
경찰은 나머지 참여자들을 소환 조사해 동물 학대 가담 정도를 조사했지만 현재까지 직접 동물 학대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이 채팅방에 올라온 잔혹한 사진이나 영상에 환호하고 동물 학대 행위를 부추긴 ‘관객’이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토막난 동물 사체를 보고 “관절 깨끗이 나온 거 좋다”거나 “죽일만한 무언가가 눈 앞에 나타면 좋겠다”는 등의 발언을 일삼았다. 경찰 관계자는 “동물 학대를 부추긴 이들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어떤 법률 적용이 가능한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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