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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지난해 미국 내 반(反)인종차별 시위를 촉발했던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했던 미네소타주에서 또다시 경찰의 쏜 총에 흑인이 사망했다. 경찰이 권총을 테이저건(전기충격기)로 착각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분노 여론이 더욱 들끓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N,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브루클린센터경찰(BCPD)의 팀 개넌 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세 흑인 던트 라이트가 사망한 데 대해 "우발적 발포가 비극적인 죽음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라이트는 전날 오후 2시께 브루클린센터 인근에서 차를 몰고 가던 중 경찰의 단속에 걸려 차를 세웠다가 지시에 불응하고 다시 차에 탔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이 쏜 총에 맞은 그는 몇 블록을 운전해 달아나다가 다른 차를 들이받고 현장에서 숨졌다.
경찰은 라이트가 만기를 넘는 자동차등록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는 이유로 차를 세웠다가 신원 조회 결과 그의 앞으로 발부된 체포영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그를 체포하려 했으나 라이트가 차 안으로 달아나자 발포했다.
개넌 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시 출동한 경찰관들이 몸에 착용한 보디카메라에 촬영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선 경찰관 2명이 라이트의 차에 접근하는 가운데 또 다른 여성 경찰관이 뒤따라 차로 접근하며 라이트에게 '테이저', '테이저'라고 수차례 외치며 쏘겠다고 위협한다. 이 여성 경찰관은 곧이어 "이런 젠장, 내가 그를 쐈어"라고 말한다.
사건이 발생한 브루클린센터는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일어난 미니애폴리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12㎞ 떨어진 인구 3만여명의 소도시다. 플로이드에 대한 과잉 진압 혐의로 기소된 경찰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또다시 경찰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전날 100명가량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중무장한 경찰과 충돌했고 일부는 인근 상점을 약탈했다. 경찰은 섬광탄과 최루탄 등을 발포해 시위대를 해산했다.
민심의 동요가 계속되자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날 밤부터 이튿날 오전까지 브루클린센터가 있는 헤너핀카운티 등 3개 카운티에 대해 통행금지 명령을 내렸다. '트윈시티'로 불리는 인접한 주요 도시인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의 시장도 나란히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내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라이트 사망에 대해 "정말 비극적인 일"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수사가 보여주는 것을 기다리고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탈로 번지는 시위에 대해 "폭력에 대한 정당한 이유는 없다"며 "평화와 진정을 촉구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주지사, 시장, 당국자들과는 통화했지만 라이트의 가족과는 하지 못했다며 그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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