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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상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에 배출키로…한·중 등 인접국과 진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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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 결정
기준치 40분의 1로 농도 희석해 배출
소문 피해 배상으로 어민 반발 달래기도


이투데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탱크의 보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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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원전 탱크에 보관 중인 다량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해양 방출 형태로 처리하기로 했다. 한국과 중국 등 인접국이 계속해서 오염수 방류에 우려를 표해왔던 만큼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아침 총리 관저에서 열린 폐로 오염수·처리수 대책 관계 각료 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을 결정했다. 후쿠시마 제1 원전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의 쓰나미로 노심용융(멜트다운) 사고가 발생,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에서 계속 증가하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를 국가 기준을 밑도는 농도로 희석한 다음에 바다로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기준 후쿠시마 제1 원전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는 125만844t에 달한다.

도쿄전력은 전용 장치에서 주된 방사성 물질을 없애 탱크에 모아두지만, 여기에는 장치로 걸러낼 수 없는 방사성물질 삼중수소(트리튬)가 포함돼 있다. 배출 전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으로는 삼중수소를 없앨 수 없어 물을 섞어 농도를 낮추기로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오염수 안에 포함된 트리튬 방사선량이 리터(ℓ)당 1500 베크렐(㏃)을 밑돌기까지 바닷물을 섞은 후 배출한다. 방출 이전에 처리수(오염수 중 ALPS로 거른 물)를 바닷물로 100배 이상 희석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식수 수질 가이드라인의 7분의 1 정도로 트리튬 농도를 희석하는 셈이다. 이는 일본이 기존에 설정한 삼중수소 해양 방출 기준치 한도(ℓ당 6만 ㏃)와 비교했을 때 40분의 1 미만으로 희석해 방출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울러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이러한 배출 기준이 유지될 수 있도록 감시 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결정된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에는 근거 없는 소문 피해가 발생했을 때 도쿄전력이 알맞은 배상을 신속하고 적절하게 실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한 일본 정부는 소문 피해 대책을 위한 관계 각료 등 회의를 새롭게 마련하고, 해양 방출 이후 수산업 등의 영향을 확인해 필요한 대책을 살펴보기로 했다. 오염수 배출로 인한 후쿠시마산 수산물 구매 기피 현상 등을 우려한 어민들의 반발을 염두에 둔 조처로 풀이된다.

이 오염수가 실제로 바다에 내보내지는 시점은 2년 후로 예상된다. 오염수 방출을 위해서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와 승인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도쿄전력홀딩스는 원자력규제위원회에 계획이나 방출 설비의 인가를 얻은 뒤 처리수를 방출해야 한다. 각료 회의에서 결정한 기본 방침에도 ‘도쿄 전력에는 2년 정도 후 개시를 목표로 준비를 진행시킬 것을 요구한다’고 명시됐다. 방출 기간은 일본이 폐로 작업 완료 시점으로 설정한 2041~2051년까지다. 최소 20~30년간 방출한다는 의미다.

일본 정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늘어선 물탱크가 향후 폐로 작업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후쿠시마 제1 원전 부지 내 탱크 숫자는 1000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사고 이후 10년 이상이 지나 해양방출이 결정됐다”며 “폐로의 본격화를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한국과 중국 등 이웃 국가들이 오염수 해양 배출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는 만큼 적잖은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앞서 한국은 일본 정부의 원전 오염수 방류 방침에 대해 투명한 정보 공개 및 이해 당사국 사이의 긴밀한 소통을 강조했으며, 중국은 후쿠시마 원전 폐수 처리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의 여론을 존중하면서 책임감 있는 태도로 신중하게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일본이 국제 행사인 도쿄올림픽 개최를 석 달 앞둔 상황인 만큼 이러한 정치적 부담이 더욱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투데이/변효선 기자(hsbyu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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