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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헌정사 첫 판사 탄핵소추

법관회의 탁상에도 못 오른 첫 탄핵·대법원장 거짓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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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여 회의 했지만…사법부 비판 쟁점 안다뤄

김명수, '탄핵 비판' 해명 없이 "좋은 재판해야" 반복

CBS노컷뉴스 정다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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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 대법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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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전국법관대표회의가 12일 열렸지만 연초부터 사법부를 향했던 주요 비판 지점들은 논의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2021년 제1차 정기회의가 열린 이날 새 의장에 함석천(사법연수원 25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와 부의장에 오윤경(33기) 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를 선출했다.

앞서 이동욱(26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와 곽경평(32기) 전주지법 부장판사도 각 의장·부의장 후보로 추천됐지만 최종적으로는 함·오 부장판사만 단독 출마해 과반수의 찬성을 얻었다.

회의가 열리기 전 정식으로 상정된 안건은 '법관 부족 문제 해결' 관련 1건이었다. 그러나 회의 현장에서 발의자 1명 외 9명이 동의하면 즉석으로 안건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올 상반기 사법부를 달궜던 각종 논란에 대해 법관대표들이 의견을 모을지 관심이 쏠렸다.

국회가 지난 2월 임성근 전 부장판사에 대해 사상 첫 법관 탄핵소추를 하면서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심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여기에 임 전 부장판사와의 과거 대화 내용에 대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공개적으로 거짓 해명을 한 '녹취록 파문'까지 터지며 사법부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했다는 비판이 거셌다.

임 전 부장판사는 지난해 자신이 사의를 표하자 김 대법원장이 국회의 탄핵 분위기를 언급하며 사표 제출을 막았다고 주장했지만, 김 대법원장은 "탄핵 언급을 한 적이 없다"고 즉각 맞섰다. 그러나 임 전 부장판사가 대화 당시 김 대법원장의 육성을 녹취한 파일을 공개해 해명이 허위임을 밝혔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최근 헌재 변론준비기일에 나와 과거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법관 탄핵을 결의한 것을 두고 회의 구성원들의 편파성을 지적하기도 한 상황이다. 이에 구성원 중 국제인권법연구회·우리법연구회 소속 비율을 확인해달라는 사실조회신청까지 한 만큼, 이에 대한 법관대표들의 반박이나 유감 표명 등이 나올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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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12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법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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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 오전 법관대표회의 의장 선출에 이어 오후까지 사법행정담당자 보고와 분과위원회 구성 등 절차적 논의에 치우치면서, 1건 상정된 법관 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심의를 마치지 못했다.

법관대표회의는 "안건 심의 과정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고 법관대표 소속 법원 법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상반기 중 임시회의를 소집해 다시 심의·의결하기로 표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법관대표회의 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한 김명수 대법원장 역시 거짓말 논란이나 첫 법관 탄핵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고 "이제는 제도 개선뿐 아니라 현재 제도하에서 좋은 재판을 실현해야 한다"는 기존 발언을 되풀이했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거짓 해명 논란 당시 법원 내부 게시판 글과 지난달 초 전국법원장회의를 통해 "부주의한 답변이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문제의 녹취록 발언들 중 '사법농단 법관 탄핵이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힌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아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전국법관대표 125명 중 113명이 출석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으로 대부분 온라인으로 회의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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