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분기 실적추정치는 상향조정 자료=하나금융투자 |
[1분기 영업익 개선주 주목] 길어지는 조정장…실적株가 대세
‘다시 실적이다.’ 나라 안팎을 둘러봐도 증시에 뚜렷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1분기 기업실적에 온통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지난 8일 국제통화기금(IMF) 패널 토론회에서 “경기회복이 균일하지 않고 불완전한 상태”라며 금융완화를 축소하려면 미국 경제가 더욱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걱정에 증시가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나올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탈출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적 우량주는 대체로 주가 변동 폭이 작을 뿐만 아니라 지수가 반등하면 동반 상승할 수 있는 여력도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실적주 매수에 나설수도 있다. 국민연금은 전체 자산에서 국내 주식의 비중을 최대 1%포인트(1월 기준 약 8조5000억 원) 더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반도체·화학·철강 ‘주목’=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56개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88.9%, 순이익 증가율은 98.6%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 적자폭이 컸던 에너지, 운송, 호텔·레저, 디스플레이 등을 제외해도 50% 안팎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코스피기업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45조원으로 예상했다. 예상대로면 지난해보다 무려 67% 증가한다.
이 증권사 이경수 연구원은 “1분기 호실적 발표 종목은 ‘매도’보다는 ‘킵 고잉’이 정답이다”면서 “최근에도 이익모멘텀 팩터가 반등하기 시작해 이와 상관성이 높은 주가 이격도 상위(주가 모멘텀) 팩터의 강세가 돋보이는 점이 특징적”이라고 말했다. 화학, 전기장비, 자동차, 미디어·엔터, 제약·바이오, 기술하드웨어, 반도체, 해운, 디스플레이 등이 기저효과 이상의 성과를 낼것으로 봤다. 종목으로는 유한양행, HMM, 금호석유, 한화솔루션, LG화학, LG하우시스, 삼성화재, SKC, 삼성전자, 삼성전기, 현대로템, 풍산, 대한유화, 기아 등을 관심주로 꼽았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IMF가 4월 경제전망을 통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며 “세계 경제의 회복세 강화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실적시즌에 돌입하며, 국내외 증시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며 “각국의 코로나19 부양책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그간 시장을 이끌었다면, 이제 실적 중심의 펀더멘털 장세로 넘어가는 과정이다”고 분석했다.
DB금융투자 설태현 연구원은 “실적 시즌을 맞아 연초 대비 목표주가가 높아진 기업 중 이익 기여도는 마이너스, 밸류에이션 기여도는 플러스인기업의 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대감만으로 목표주가가 높아졌으나 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이익 전멍치가 조정된다면 기대감이 현실화하는 초기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지표 및 금리 등 변수도 많아=그러나 실적만 믿고 투자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코로나19, 금리, 환율 등 글로벌 변수들이 워낙 다양해서다.
14일에는 중국의 지난달 수출액이 나온다. 15일 발표되는 지난달 미국의 근원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 증가했을 것으로 보이고, 16일에 나오는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88.6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허진욱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의 배경에는 그레이트 인플레이션 시대(1965~1982년)의 경험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1965년 이후 복지지출과 베트남전 등으로 재정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실패로 경기과열이 결국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2022년 말까지 의도치 않은 인플레이션 급등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환율도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16일 예정된 삼성전자의 외국인 배당 지급액이 달러화 수요를 일시적으로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 안소은 연구원은 “ 환율 측면에서 연초 이후 미국 달러화 강세 흐름이 신흥국 전체에 부담 요인이다. 하지만 최근 국가별 외국인 수급 변화와 실질실효환율 변화 사이에서 뚜렷한 상관관계는 없다.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손엄지 기자
[이투데이/손엄지 기자(eom@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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