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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정책 대전환 예고…오세훈표 '36만 주택 공급' 속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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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규제 완화로 18.5만…상생주택 7만·모아주택 3만 등
박원순표 '35층 룰'은 폐지 전망…완화 때마다 정부와 마찰 불가피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으로 서울 주요 부동산 정책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그간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와 공급에 보조를 맞추던 서울시는 전면적인 주택 정책 궤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년 만에 서울시장으로 복귀한 오 시장이 규제 완화와 주택 공급을 얼마나 속도감 있게 밀어붙일지 관심이 쏠린다.

오 시장의 서울시장 선거전 1순위 공약은 '스피드 주택 공급'이었다. 정부의 규제로 가로막힌 재개발·재건축을 정상화시켜 5년간 36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오세훈표 36만 호'는 크게 네 개 얼개로 짜여 있다.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18만5000가구를 비롯해 △상생주택 7만 가구 △모아주택 3만 가구 △기존 서울시 공급계획으로 7만5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36만 호 공급의 가장 큰 뼈대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정상화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통해 나오는 물량으로 36만 가구의 절반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거정비지수제 폐지로 신규 정비구역 지정을 활성화해 3만5000가구를 공급하고, 재개발·재건축 재지정 기준을 완화해 10만 가구를 확보한다. 1년 안에 용적률과 층수 규제를 완화해 나올 5만 가구를 더해 총 18만5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정비지수제는 주거지 정비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나타내는 재개발 구역 지정 기준으로 서울시가 2015년 도입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원순 전 시장이 고집하던 '35층 룰'이 폐지될 지도 관심사다. 오 시장은 주거용 건물을 최대 50층까지 올릴 수 있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시가 준비하고 있는 ‘서울 플랜 2040’에서 35층 룰이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상생주택은 민간 토지를 활용하는 방식의 공급 방안이다. 방치되고 있는 도심 곳곳의 토지를 민간이 제공하면 공공기관이 주택을 건설하고, 서울시가 토지주에게 매달 임대료를 지급하면서 토지 임대료ㆍ재산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다. 해당 부지에 지어진 주택은 '시프트'로 불리는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된다. 공급 타깃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 젊은층이다. 시프트는 무주택자가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도록 주변 시세의 80% 이하로 공급돼 수요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아주택은 도심 내 소규모 집을 모아 도심형 타운하우스로 만드는 것이다. 소규모 필지를 소유한 이웃끼리 공동 개발하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소형 재건축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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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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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속도...정부와 마찰은 예정된 시나리오


관건은 속도다. 오 시장은 이미 이번 보궐선거전 때부터 주택 공급의 방법론, 즉 '속도'를 수차례 자신했다. 취임 100일 안에 원활한 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규제를 확 풀겠다는 약속은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주택 공급의 효율성을 높이려 도시계획국과 주택국을 통합하는 구상도 내놨다. 통합 부서를 한시적으로 시장 직속에 두고 환경평가와 재해영향평가 등을 일괄 심의하기 위해서다.

다만 난관도 예상된다. 서울시장의 남은 임기는 고작 1년 2개월인 반면 오 시장의 주택 공급 공약 이행 기간은 무려 5년이다. 연임을 해야 공약 완주가 가능한 셈이다.

오 시장이 박 전 시장 흔적 지우기와 강력한 규제 완화 드라이브를 걸 때마다 정부와의 마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과 중앙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두고 불협화음을 내며 불편한 동거를 보인 사례가 재연될 공산이 커졌다는 것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서울시가 재건축ㆍ재개발 등 정비사업 등의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낼 순 있다"면서도 "짧은 서울시장 임기의 한계와 정부와의 갈등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주택 공급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김동효 기자(sorahos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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