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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확 풀까"..오세훈 당선에 들썩이는 재건축 단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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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방윤영 기자] ['재건축 속도전' 기대감에 매물 줄고 가격 '들썩' ..."지켜봐야" 분위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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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지하철 2호선 잠실역 일대에서 열린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촉진대회에 참석한 조합원 1500여명(추진위 추산)이 피켓을 들고 조속한 재건축 사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민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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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서울 시내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일주일 안에 재건축 규제를 풀겠다”고 유세 기간 언급했을만큼 ‘재건축 규제 완화’에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특히 오 시장이 직접적으로 언급한 압구정, 여의도 등 재건축 단지들은 시장 선거 전부터 가격이 크게 뛰고 선거 직후인 이날까지도 매물이 손꼽을 정도라는 것이 부동산업계 분위기다.


잠실주공 5단지 "3년 넘게 중단된 사업 촉구" 호소...압구정, 여의도 가격 '훌쩍'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아파트의 정복문 조합장은 “정비사업계획안이 수권소위원회에서 발목 잡혀서 진행이 안 되고 멈춘 지 벌써 3년 하고도 8일째”라며 "오세훈 시장이 당선돼 ‘이제는 재건축이 되겠지’하는 주민 기대감이 몹시 크다"고 밝혔다. 이어 “첫 날 업무를 개시했다는데 바로 재건축 안건에 대해 속도를 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잠실주공 5단지는 고 박원순 전 시장 재임시절인 2017년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하는 등 절차를 밟았지만 지난 3년간 사업 시행 인가를 받지 못해 재건축이 답보 상태다. 이에 주민들이 수시로 나서 서울시의 '행정 갑질'을 중단하라며 항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여의도 지역도 재건축 기대감에 들떠 있는 분위기다. 여의도 지역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시장이 바뀌면 재건축이 급물살을 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이미 선거 한달 전부터 60여개 매물이 ‘싹쓸이’됐다”며 “시범아파트의 경우 1584세대나 되는데 지금 나온 매물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가격도 한층 더 뛰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의도 시범 아파트의 경우 전용 118.12㎡가 지난 2월 22억원에 마지막으로 실거래됐는데, 최근 매물은 24억~28억원 범위에서 호가가 나오고 있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들도 기대감이 크다. 압구정 현대 6차 아파트는 선거 직전인 지난 5일 80평형이 직전 거래가 대비 13억원 오른 80억원에 거래돼 주목받기도 했다. 압구정동 현대 1,2차 아파트 전용 131.5㎡는 지난달 29일 실거래가 36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8일에는 최고 40억원까지 호가가 나오고 있다.

압구정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물 자체가 귀한 상황에서 선거 전에 이미 많이 거둬갔고, 가격도 한층 뛰었다”며 “오 시장이 당선된데다가 조합설립까지 앞두고 있어 매물이 더 귀해지고 호가도 더 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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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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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는 새 시장 맞을 채비 중…안전진단 통과 못한 단지선 '기대와 우려' 공존

강남의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은마아파트는 늦어도 올해 7월까지 새로운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재건축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추진위는 임기가 종료돼 서울시와 협상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은마아파트 소유자 협의회(은소협)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에 방점을 찍은 오세훈 시장이 당선이 된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며 "이를 위해 내부 재정비부터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늦어도 올해 7월까지 차기 추진위를 구성해 서울시와 정비구역 지정에 대한 협의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첫 관문인 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는 단지들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안전진단은 서울시장 권한 밖의 일이라서다.

특히 오 시장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약속하며 구체적으로 언급한 곳 중 하나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아파트 단지들은 들뜬 분위기다. 상계주공1단지 한 소유주는 "오 시장이 상계동을 규제 완화 대상으로 수 차례 지목한 만큼 반기는 분위기"라며 "1단지는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모금을 벌이고 있는데 재건축 기대감에 주민들의 참여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사실상 안전진단과 관련한 서울시장의 권한이 제한적인만큼 재건축 사업 추진의 불안감이 여전한 곳들도 많다. 지난달 말 11단지가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에서 탈락한 목동 재건축 지역이 그렇다.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2단지 재건축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안전진단은 국토교통부 권한이어서, 첫 관문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됐다"며 "다만 안전진단 문턱만 넘어서면 그 다음 단계는 서울시 권한이어서 사업 진행에 대한 불투명성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규제완화와 관련해 시장 권한에 제약이 있겠지만 오 시장이 할 수 있는 부분들은 강하게 밀어붙여 나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재건축, 재개발 이슈가 있는 지역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들썩일 것이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jyp@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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