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생태탕에 환멸 느꼈나
1991년부터 7번째 출마
국가혁명당 서울시장 허경영 후보./김종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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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혁명당 허경영(74) 후보가 7일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에서 예측 득표율 1.2%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오세훈(59.0%) 더불어민주당 박영선(37.7%) 후보에 이어 3위다.
허 후보는 서울시장 보선에서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놈이 많다”는 메시지를 일관적으로 냈다. 생산성 있는 정책 대결이 아닌, ’생태탕’ ’페라가모’로 점철된 기성 정치권 다툼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허 후보에게 눈을 돌렸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허 후보는 지난달 24일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서울거주 성인 8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1.2%로 국민의힘 오세훈(55.0%) 후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36.5%) 후보에 이어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응답률 11.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가혁명당 허경영 서울시장 후보가 유세 중 시민들의 지지에 화답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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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후보는 결혼 수당 1억원, 출산 수당 5000만원, 연애 수당 20만원, 특급수(水)제공, 자동차세 면제 등 ‘파격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그는 “각 가정이 자녀 결혼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취직도 안돼 돈이 없는데 어떻게 결혼을 하느냐”며 “국가가 국민 배당금을 주고 안정된 생활을 하게 해준다면 결혼할 사람은 많다. 결혼하면 1억 주고 애 낳으면 5000만원주고, 주택자금 2억원 무이자로 영구토록 쓰게 해줄 것”이라고 했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유권자들은 어차피 허 후보 공약이 비현실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일종의 ’오락’으로 허 후보의 선거 운동을 감상한 것 아닌가 한다”고 했다. 취업, 결혼, 육아, 출산 등 4중고에 시달리는 청년 세대에게도 신선하게 다가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허 후보는 1991년부터 30년 동안 7번 선거에 출마했다. 1991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 은평구의원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3위로 낙선했다. 같은해 같은 선거구 구의원 지방선거에 민중당 공천을 받고 출마했지만 역시 4위로 낙선했다.
1997년 15대 대선에 공화당 소속으로 출마했지만 3만9000여표, 7위로 낙선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선 민주공화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했지만 역시 떨어졌다. 2007년 17대 대선엔 경제공화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9만6000여표 득표에 그치면서 7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21대 총선엔 국가혁명배당금당 비례대표 2번으로 출마했지만 역시 낙선했다. 허 후보가 만일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3위를 기록할 경우 30년 선거 인생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는 셈이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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