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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김학의 '성접대' 의혹

김학의 사건 보고서 임의 수정 이규원 검사… 윤중천과 대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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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원 검사 보고서에 전·현직 검찰 간부 이름 나열

면담 당사자인 윤중천은 “그런 말 한 적 없다…질문만 받아”

윤중천 전화기 8개에 이규원 나열한 당사자 통화기록 전무

이규원 보고서 내용·윤중천 진술 상충…사실파악 불가피

박범계는 ‘피의사실 유출’ 감찰 언급으로 수사팀 압박

헤럴드경제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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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좌영길·박상현 기자] 청와대가 김학의 전 차관 사건 기획 수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또 한 번 법무부가 검찰과 갈등을 빚을 전망이다. 기획 수사 의혹과 관련해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한 가운데, 김 전 차관 관련 대검 진상조사 보고서를 임의로 첨삭한 의혹의 이규원 검사와 성접대 공여자인 윤중천 씨 진술이 엇갈려 대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는 이광철 비서관 조사 일정을 검토 중이다. 이 비서관은 대검 진상조사단을 통한 ‘기획 사정’ 의혹이 불거지던 시점에는 민정수석실 2급 선임행정관으로 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법상 대통령 비서관실 공무원은 3급 이상이면 공수처 수사 대상이지만, 검찰은 수사를 계속 이어가고 공수처가 요구하면 이첩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광철 비서관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이규원 검사가 작성한 진상조사단 보고서 내용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2019년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활동하던 이규원 검사는 2018년 12월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김학의 사건 접대 당사자인 건설업자 윤중천 씨를 만나 면담했다. 이 검사는 윤씨와 나눈 대화 내용을 ‘면담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했다. 녹음은 따로 하지 않았다. 이 검사가 작성한 면담보고서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 이름이 기재됐다.

하지만 윤중천 씨는 조사단의 정식 조사와 이후 벌어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검사가 전·현직 검사들 이름을 대며 아는 사이냐고 물었을 뿐, 자신이 안다고 말한적은 없다는 것이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윤중천의 차명전화 8개를 모두 확보해 조사해 통화기록을 확인했지만, 실제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규원 검사가 이름을 기재한 검찰 관계자들은 아예 윤중천 씨의 전화기에 저장도 돼 있지 않았다.

이규원 검사는 진상조사단에서 활동하며 법무부 수사 권고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전직 고검장이 윤중천씨 별장에 갔다는 의혹이나 최서원(최순실) 씨가 김학의 전 차관 인사에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모두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실명이 언급된 전직 고검장은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 7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윤중천 별장에 방문했다는 보도 역시 오보로 밝혀졌다.

수사팀으로서는 이규원 검사가 윤중천 씨가 하지 않은 말을 임의로 보고서에 기재한 정황을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검사가 사실상 ‘창작’해 넣었다면 허위공문서 작성, 무고 등 혐의로 이어질 수 있다. 이광철 비서관은 이 검사와 같은 로펌 동료였던 사이로, 오랜기간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당시 평검사에 불과한 이규원 검사가 현직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고위직들에 대한 허위보고서를 올렸다면 따로 지시자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이광철 비서관에 대한 수사가 진척되자 ‘피의사실 공표’를 이유로 감찰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피의사실공표죄는 공적 사안에 대한 보도를 위축시킬 수 있어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이다. 일선의 한 차장급 검사는 “솔직히 글을 처음 봤을 때 자기가 죄 안 지었다고 말 하는 줄 알았다. 내로남불이다, 원래 수사하는 검사들은 감찰을 안 하는데 이건 수사 동력을 뽑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범계 장관은 본인도 한명숙 위증교사 사건 피의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을 당한 상태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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