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
잉스터 이후 37년만의 신인챔프
드라이브 323야드, 장타로 압도
스피스는 4년 만에 PGA 우승컵
타바타나킷의 드라이브샷. 이번 대회에서 평균 323야드를 기록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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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자골프에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패티 타바타나킷(21·태국)이 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했다. 합계 18언더파로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2타 차로 제쳤다.
첫날 6언더파를 치며 선두로 나선 타바타나킷은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고 우승했다. 1984년 줄리 잉스터 이후 37년 만에 나온 이 대회 신인 챔피언이다. 18언더파는 1999년 도티 페퍼가 세운 대회 최저타 우승 기록(19언더파)과 1타 차다.
타바타나킷은 장타자다. 3라운드에만 평균 348야드, 대회 전체로는 평균 323야드의 드라이브샷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거리 1위다. 게다가 페어웨이 적중률이 66%(33위)로 장타자치고는 꽤 높았다. 그린 적중률(84.7%)은 1위였다.
최종라운드에서 2위와 5타 차 선두로 출발했다. 워낙 공을 멀리 치고 컨디션도 좋아 싱거운 경기가 될 거라는 예상도 나왔다. 그런데 추격자가 있었다. 처음엔 박인비였다. 3번 홀까지 모두 버디를 잡아 간격을 좁혔다. 그러나 이후 퍼트가 들어가지 않았다.
타바타나킷과 PGA 투어 선수 출신 코치 겸 캐디가 호수로 뛰어들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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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전의 진짜 주인공은 리디아 고였다. 첫 홀 버디, 2번 홀 이글로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3번 홀을 쉬더니, 4, 6, 7, 9, 10, 11번 홀에서 버디를 낚았다. 타바타나킷에 8타 차로 출발했는데, 2타 차로 따라붙었다. 라이더컵 유럽 캡틴을 지낸 토마스 비욘이 “메이저 최종라운드 최고의 퍼포먼스”라고 칭찬했을 정도다.
신인인 타바타나킷이 2016년 이 대회 챔피언 리디아 고의 압박을 견뎌낼지가 관심사였다. 5년 전 이 대회에서 태국의 거포 아리야 주타누간은 우승을 눈앞에 뒀다가 마지막 3개 홀에서 모두 보기를 하고 무너졌다. 그때 역전 우승자가 리디아 고다.
최종라운드의 열기 속에서 타바타나킷은 전날처럼 분위기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무너지지도 않았다. 운도 도왔다. 15번 홀에서 컵을 돌아 나오는 듯하던 3m 파 퍼트가 결국 홀로 빨려 들어갔다. 2번 홀에서 칩인 이글을 한 타바타나킷은 17번 홀에서 칩샷을 홀 5㎝ 옆에 붙여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리디아 고는 마지막 날 퍼트 수 24개에 10언더파를 쳤다. 2006년 로레나 오초아가 기록한 대회 최저타 타이다. 그러나 12번 홀 이후 1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김세영이 11언더파 공동 3위, 고진영과 박인비가 10언더파 공동 7위, 지난해 우승자 이미림은 9언더파 공동 10위다.
한편, 이날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TPC 샌안토니오 오크스 코스에서 벌어진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골든 보이’ 조던 스피스(28·미국)가 우승했다. 최종 합계 18언더파로 찰리 호프먼(미국)을 2타 차로 꺾었다. 스피스는 2017년 7월 디 오픈 이후 3년 9개월 만에 챔피언이 됐다.
호프먼이 맹렬하게 추격했지만, 스피스의 퍼터를 이기지는 못했다. 스피스는 이날 1퍼트를 11번 했다. 한 타 차로 쫓긴 17번 홀 버디 퍼트가 쐐기였다. 2015년 2연속 메이저 우승 등 센세이션을 일으키다 슬럼프에 빠진 스피스가 과거 모습을 되찾고 있다는 평가다. 정교한 아이언과 쇼트 게임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출전 선수 평균과 비교해 퍼트로 5.6타, 그린 주위 쇼트 게임으로 4.5타, 아이언으로는 7.8타 더 잘 쳤다.
올해 들어서도 여러 차례 우승 경쟁 도중 좌절했던 스피스는 결국 우승한 뒤 “(슬럼프가) 이렇게 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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