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1일 전날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실시한 2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군은 이 발사체를 이스칸데르급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기종으로 추정했으나,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KN-23과는 다른 신형 탄도미사일로 보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중앙TV가 공개한 발사 장면.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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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북한이 최근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놓고 남북간에 차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군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450km라고 발표했지만 북한은 다음날 600㎞라고 밝혔다.
30일 군은 남북간에 사거리 차이를 놓고 "당시 우리 군은 탐지자산에 포착된 초기정보를 평가해서 설명해 드린 것"이라며 "현재 한미당국 간 긴밀한 공조하에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종합해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한미는 레이더 등을 통해 탐지된 구간의 속도, 거리 등을 분석해 예상 사거리를 판단한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지상에 배치된 ‘그린파인’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와 해군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된 SPY-1 레이더를 통해 가장 먼저 포착된다.
그러나 이번에 북동 방향으로 발사된 것처럼 미사일이 레이더 위치를 기준으로 반대 방향으로 발사되면 일정 고도 이하에서는 탐지가 되지 않는 ‘레이더 상실고도’(음영구역)가 발생한다. 일종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이 사각지대로 인해 초기 한미 군 당국의 평가에 오류가 있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군 안팎에서는 레이더 상실 고도에서 ‘풀업’ 기동(비행 후반 고도를 다시 올리는 것)이 이뤄졌다면, 실제 사거리는 군 당국의 추정치보다 길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북한이 2019년 7월 25일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방 방향으로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2발 발사했을 당시에도 벌어졌다. 당시 합참은 초기 첫발이 430km, 두 번째 발은 690km로 비행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미국의 탐지자산을 통해 레이더 상실고도 이하에서의 궤적을 추적해 두 발 모두 600km가량 비행했다고 정정했다.
반면, 북한은 자신들이 발사하는 미사일의 궤적을 지상 원격 계측 장비인 텔레메트리에서 발신되는 신호를 포착해 측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KN-23 개량형은 기존 스커드와 달리 종말단계에서 레이더 탐지 고도 이하로 저고도 활공 비행이 가능하다"며 "레이더 탐지 제한 구간이 정보당국의 예측보다 길어져 사거리 판단에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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