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지상파의 공적 책임 저버려” 거센 비판…게재 하루 만에 10만명 넘게 동의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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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역사왜곡 논란과 맞물려 거세진 시청자의 분노가 방송사로 쏠리는 분위기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전날(26일) 올라온 ‘SBS의 지상파 재허가 취소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 하루 만인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약 10만6000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글에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SBS 재심사를 통해 지상파의 공적 책임과 공익성 제고, 소유와 경영분리 실현을 조건으로 3년부 재허가를 했다”며 “하지만 현재 SBS는 그러한 책임을 저버리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폄하·훼손하는 드라마 ‘조선구마사’를 편성·송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한국 역사와 문화를 자기들 것이라 우기는 와중에 한국 방송사라는 SBS가 오히려 역사 왜곡에 힘을 실어주며, 21세기판 문화 침탈에 앞장서는 꼴은 지상파의 공적 책임과 공익성을 저버린 것이다”라고 거듭 비판했다.
‘드라마를 편성·송출하고 있다’는 문장으로 미뤄 이 청원은 ‘조선구마사’의 폐지 소식이 알려지기 전에 게재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SBS의 3년 재허가를 결정하면서,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지상파 경영 악화로 지상파 방송사업자들이 지켜야 할 공적 역할과 책무 등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 및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방송 프로그램의 기획·편성·제작 및 공익성 확보 계획의 적절성을 중점적으로 심사했다”며 “심사위원회의 주요 지적사항 등을 반영하여 재허가 조건과 권고사항을 부가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2일 처음 전파를 탄 ‘조선구마사’는 시작부터 역사왜곡과 동북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태종과 충녕대군, 양녕대군 등 실존 인물을 중심으로 삼아 허구를 더한 것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타 방송사 드라마 속 중국 브랜드 PPL(간접광고) 등으로 이미 거세진 반중(反中) 정서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SBS는 지난 26일 공식 입장에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어 “SBS는 본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이라며 “이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일은 시청자가 프로그램 퇴출운동을 벌여 성공한 첫 사례로, 중국 자본의 국내 방송콘텐츠 시장 침투 전, 만만치 않은 대응력을 보여준 거라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온다. 제작 지원 등에 참여했던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도 거센 비판 여론에 재빨리 발을 빼고 선도 그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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