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발행 9.9조서 막았지만 국가채무 966조
다섯차례 추경으로 채무비율 39.8%→48.2%
"방역 안정되면 경기진작책" 5차 지원금 시사
"경제 효과 논하기 어려운 선거 앞 정치행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1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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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14조 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지원 대상과 규모가 확대됐지만 당초 정부안의 일자리예산 등을 일부 조정하면서 국채 발행 규모는 기존 계획 수준을 유지한다. 그럼에도 국가채무는 966조원까지 늘어나며 나랏빚 1000조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
25일 국회는 올해 첫 추경안을 의결했다. 심의 과정에서 여행업 등 경영위기업종에 대한 재난지원금을 기존 200만원에서 업종별로 최대 300만원까지 상향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피해 지원 대상과 규모를 넓히면서 1조 4000억원이 증액됐다.
다만 당초 정부안 중에서 재활용품 분리배출, 국립공원 환경지킴이 등 시급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일자리 사업 등을 조정해 신규 증액 규모만큼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추경으로 인한 국채 발행 규모는 당초 정부안인 9조 9000억원이 그대로 유지됐다. 적자국채 발행 외 나머지에 대해서는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에너지및지원사업특별회계 등의 세계잉여금과 한국은행 잉여금, 기금 재원 등 가용 재원을 활용한다.
추경으로 올해 본예산 기준 558조원이었던 총지출은 572조 9000억원으로 늘어나고,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적자는 본예산 기준 75조 4000억원에서 89조 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 지출을 제외한 수치로 실질적인 재정 상황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26조 4000억원으로 본예산 대비 13조 9000억원 늘어났다.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국가채무는 965조 9000억원으로 늘어나며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8.2%까지 올라섰다. 작년 본예산(39.8%)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코로나19에 대응해 다섯 차례 추경을 거치면서 국가채무비율이 8.4%포인트나 증가한 셈이다.
이번 추경안의 국회 심의 과정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파른 국가채무 증가 속도에 여러차례 우려를 내비쳤다. 홍 부총리는 지난 1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국제 신용평가사에서 최근 한국의 재정에 대한 우려와 특히 코로나19가 끝난 뒤 국가채무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파급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사인이 많이 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5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가 나오면서 국채 발행은 늘어나고 국가채무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백신 접종이 진척되고, 방역 상황이 보다 안정될 경우 본격적인 경기 진작책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5차 재난지원금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코로나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위로 지원금 국민사기 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포퓰리즘식 추경이 반복되면서 국가채무 비율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른 게 문제”라며 “중복되는 사업과 앞선 추경에서 호응도가 낮았던 사업들에 대해 조정하는 방식으로라도 최대한 규모를 줄이고 재정을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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