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당 평균 3만3000명에 달해
동학개미운동후 전 세대서 급증
기업들 너도나도 개미 모시기
배당 늘리는 등 표심공략 나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동학개미운동'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나면서 주식시장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단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증시에 뛰어들면서 소액주주가 1년만에 두배 이상으로 급증했고 개인들이 '큰 손' 역할을 하면서 기업들의 경영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학개미운동 1년, 소액주주 2배↑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 연말 기준 유가증권 상장사의 전체 소액주주 수는 총 2580만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소액주주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에 미달하는 주식을 소유한 주주를 말한다.
지난 2019년만 해도 소액주주 수는 1200만~1400만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급락한 이후 신규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소액주주 수가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동학개미운동' 전후 차이는 기업당 평균 소액주주 수를 보면 더 명확하다. 지난 2017년 1만8679명이던 평균 소액주주 수는 2018년 1만5924명, 2019년 1만8001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40~50대는 물론 20대, 60대들이 대거 주식투자에 나서면서 평균 소액주주 수는 전년 대비 무려 86% 증가한 3만3455명이었다.
소액주주가 늘면서 기업의 총 발행주식 수 대비 소액주주의 주식이 차지하는 비율도 증가했다. 2017년 40.07%이던 소액주주들의 주식 보유 비중은 지난해에는 41.90%를 기록했다.
■기업경영 지형 바꾸는 힘센 개미들
소액주주가 급증하자 기업의 경영전략도 변하는 모양새다. 기업들은 사전 전자투표제나 주주총회 온라인 생중계뿐 아니라 배당 증액, 분기배당제 도입 등 주주친화적 경영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날 주총에서 분기배당제 도입이 포함된 정관 일부 변경안을 의결했다. 배당 횟수를 늘려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 금융회사 중 분기배당제를 도입한 건 신한금융그룹이 최초다. SK텔레콤 역시 17년 만에 배당제도를 중간배당에서 분기배당으로 변경하는 주총 안건을 추진했다.
배당 증액이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배당금 비중) 상향 행보도 눈에 띈다. 엔씨소프트와 컴투스, 넷마블 등 게임회사들은 배당 증액 및 재개를 할 계획이다. 금융지주사 아래 있는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등 카드사들은 배당성향을 상향했다.
최근 경영권 분쟁을 겪은 금호석유화학의 분쟁 당사자들은 '주주 포퓰리즘'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26일 주총을 앞두고 경영권 쟁탈에 나선 박철완 상무는 주당 1500원이었던 보통주 현금배당을 주당 1만1000원으로 늘리겠다고 파격 제안했다. 그러자 경영권 방어 측인 박찬구 회장은 '주당 4200원'안으로 맞서며 '표심 잡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먼저 행동에 나서는 모습도 포착됐다. 샘표식품 소액주주연대는 25일 법무법인 창천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샘표식품 경영진에 배당 증액 및 배당성향 상향 등 주주친화 경영을 요구했다. 샘표식품은 이미 지난 22일 주총을 마쳤지만 소액주주들이 주총 결과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샘표식품 소액주주는 6856명으로 소유주식 수는 총 발행주식 수의 35.4% 수준이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