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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길거리공격당한 아시안 여성, 인종차별 인권단체에 10억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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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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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폭행당한 뒤 모인 의료비용 기부금을 인종차별과 싸우는 인권단체에 기부한 중국계 미국인 샤오 젠 시에(75) /KPIX 캡쳐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길거리에서 남성에게 폭행당한 70대 중국계 여성이 자신에게 온 의료지원비를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싸우는 아시안·태평양 인권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CNN은 25일(현지시간) “길에서 남성에게 공격당한 75세 아시안 여성 샤오 젠 시에가 자신에게 모인 기부금 93만달러(약 10억5000만원)를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기 위해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샤오는 지난 17일 길을 건너려고 기다리던 중 모르는 남성으로부터 얼굴을 폭행당했다. 이 남성은 약 30분 전 83세의 다른 아시아계 남성을 공격하고 달아나던 중에 또다시 샤오를 폭행했다. 샤오는 옆에 있던 막대기를 들어 괴한에게 맞섰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났다. 그가 두 눈에서 피를 흘리며 괴한을 향해 “왜 나를 괴롭히냐”고 말하는 장면이 영상에 담겨 보도됐다.

이후 펀딩사이트인 ‘고펀드미’를 통해 샤오에겐 진료비 용도로 93만 달러(약 10억5000만원)가 모금됐다. 샤오의 가족이 목표로 했던 5만달러(약 5600만원)을 훨씬 넘는 금액이다. 샤오의 가족들은 CNN에 “그녀가 인종차별 문제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라며 기부금을 인종차별철폐를 위해 싸우는 아시아·태평양 단체에 기부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샤오는 눈과 손목 등에 부상을 입었고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아 외출 자체를 꺼렸으나, 지금은 많이 호전됐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샤오를 폭행한 사람은 스티븐 젠킨스라는 이름의 39세 남성으로 경찰에 체포돼 이달말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그가 샤오와 다른 아시안 남성을 공격한 정확한 동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최근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폭행사건이 잇따르자, 아시안 커뮤니티에 대한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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