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월 금융안정상황’서 지적
좀비기업·상공인 늘고 가계 이자부담 급증
불균형 커지며 취약성 증대...위험성 높아져
한은, 올릴수도 버틸수도 없는 ‘금리 딜레마’
좀비기업·상공인 늘고 가계 이자부담 급증
불균형 커지며 취약성 증대...위험성 높아져
한은, 올릴수도 버틸수도 없는 ‘금리 딜레마’
한국은행은 25일 발표한 ‘3월 금융안정상황’에서 실물경제 여건에 비해 과도한 신용축적 및 자산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대내외 충격에 대한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이 증대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업종간 경기회복이 불균등(K자형)하게 진행됨에 따라 정부지원 조치 등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신용 리스크가 현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지원 조치에는 한은의 핵심 통화정책 수단인 기준금리도 포함될 수 있는데, 경기가 충분히 개선되지 못한 상태에서 금리 인상이 시행될 경우 한계기업(이자보상배율 1 이하), 고위험 자영업자, 다중채무자 등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시스템 리스크가 촉발될 수 있단 관측이다. |
▶100곳 중 7곳은 부도직전 기업=한은은 지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실제 부도로 이어졌던 기업들의 발생 직전 7년간의 재무지표 변동패턴을 분석했다. 이 결과 이 기업들은 모두 2~5년 전에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을 하회했고 차입금상환배율(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은 5배를 초과했으며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은 200%를 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 3가지 부도 위험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은 150곳으로 전체 대상기업(2175개)의 6.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의 비중은 2019년(7.8%)보다 줄었지만 이들 기업이 전체 기업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9.0%에서 10.4%로 늘었다. 한은은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경우 이들 기업이 전체의 8.1%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3가지 중 2개 이상 충족하는 못한 기업은 전체의 36.8%를 차지, 약 800곳으로 나타났고 작년(33.4%)보다 비중이 늘었다. 이 기업들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9%로 전년대비 0.9%포인트 증가했다. 한은은 “금융지원조치 종료 등으로 기업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경우 위험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치 정상화시 취약 부문의 신용리스크가 한꺼번에 현재화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험’ 자영업자 아홉달새 76% 증가=지원 조치 회수는 자영업자들에게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자영업자의 DSR(소득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은 작년말 38.3%로 정부의 원리금 상환유예에도 1.2%포인트 상승했다. 정책효과 제외시 5.7%포인트 늘어 42.8%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왔다. 자영업자의 LTI(소득대비 부채비율)은 238.7%까지 뛰어올랐으며 자산 대비 부채 비율 역시 31.4%로 작년 3월말 대비 3.3%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자영업자 중 고위험가구(DSR이 40% 이상이면서 부채/자산 비율이 100%를 넘는 가구)는 지난해 말 19만2000가구로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만에 8만3000가구(76.1%) 증가했다. 금융부채가 있는 자영업자의 6.5%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이 전체 금융부채 중에선 15.2%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리금 상환유예가 없었을 경우 고위험 가구는 20만7000 곳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빚내서 투자) 등으로 과도한 레버지리를 활용한 가계도 금리 인상시 자산가격 하락 및 이자비용 급증으로 건전성이 큰 타격을 입을 받을 수 있다.
▶올릴수도, 버틸수도 없는 ‘기준금리 딜레마’=이 때문에 한은은 지금은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할 상황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실물과 자산시장의 괴리가 확대되는 금융불균형이 누증되고 있고, 중장기적으론 인플레이션도 촉발할 수 있어 금리 인상 타이밍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에 봉착해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24일 “현재로선 정책기조를 서둘러 조정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그간 시행해 온 완화조치들을 어떻게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갈지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서 이같은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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