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에 대해 황현필 한국사 강사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황현필 한국사 강사는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SBS 드라마 미쳤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극 중 역사왜곡으로 보이는 부분에 대해 짚어냈다.
황현필은 박계옥 작가에 대해 “우리 역사를 깔아뭉개는 그 정도 수준이 아니고 중국 역사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작가인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극 중 태종 이방원(감우성 역)에 대해 “이방원이 이성계 환영을 본 뒤 백성들의 목을 치며 그를 ‘폭군’ 취급했다”며 “충녕대군은 첫 등장부터 말에서 떨어지고 외국인 신부 심부름만 하는 등 ‘어리바리’한 인물로 그렸다”고 밝혔다.
또한 “특히 충녕대군이 외국인 신부를 접대하기 위해 기생집에 가 ‘목조(이안사)께서도 기생 때문에 삼척으로 야반도주했는데 그 피가 어디 가겠느냐’고 한 멘트에서 기가 찼다”며 “세종은 한글이 창제되자마자 조상의 덕을 담은 용비어천가를 쓴 분이다. 세종을 욕보이는 장면을 보고 열이 받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식의 월병과 피단 등이 등장한 장면에 대해서는 “기생집에서 중국 음식이 나왔다. 월병, 피단, 술 자체도 중국주였다. 실제로 조선인들은 술을 따라 마신다. 중국은 국자로 마시지 않느냐”고 언급했다.
제작진의 ‘의주는 국경 지역이기 때문에 명나라 풍습이 있을 수 있다’는 해명에 대해서 “더 화가 났다”는 황현필은 “의주는 서희가 강동 6주를 확보(993년)하면서 얻은 우리 땅이다. 500년 전부터 우리 땅이었는데 중국식 문화가 있을 수 있다니. 역사적 오류고 왜곡이고 의도성이 다분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선구마사’에서 중요하게 그려지는 외국인 신부의 포교 활동은 “조선구마사’가 그리는 당시 시절은 중국에도 외국인 신부가 등장하지 않았을 때”라며 “조선에서 천주교는 포교 활동이 아닌 (백성들이)자발적으로 확산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칼, 무녀 의복 등이 중국식이고 조선의 대궐을 붉은 색으로 도배된 것 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황현필은 “21세기 대한민국 사극에서, 그것도 공영방송의 드라마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 화가 난다. 동북공정에 대해 우린 제대로 된 저항을 하지 못했다. 동북공정은 먹힌 거나 다름없다”며 “이렇게 드라마까지 중국풍이 밀고 들어오니 화가 나 급히 영상을 촬영했다. 방영돼선 안 될 드라마”라고 분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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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심각한 역사왜곡 논란을 불러온 ‘조선구마사’ 측은 최대한 역사 왜곡에 해당하는 장면을 편집한다는 입장을 내놨으나 여론은 싸늘한 상태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재된 ‘조선구마사’의 방영중지를 요청하는 청원은 하루만에 13만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전주 이씨 종친회에서도 “태종, 양녕대군, 충녕대군 등 역사의 실존 인물을 그대로 사용하며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여 방영했다”며 즉각 방영중지를 요청한 상황.
광고 및 협찬 기업들도 발을 빼며 등을 돌리는 상황에 과연 SBS 측이 어떠한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사진=유튜브, SBS ‘조선구마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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