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후보지 선정을 앞두고 있는 공공재개발 사업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투기 의혹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공공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 상황은 공공재개발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공공재개발을 찬성하는 측도 LH 내부 혼란으로 인해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찬성 측도 사업 추진 우려...LH 의혹이 공공재개발에 미친 파장
24일 서울시 자치구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번달 말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선정을 앞두고 사업 추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차 후보지 선정은 지난해 11월 접수받은 후보지 56곳 중에서 1차 후보지에 선정된 지역을 빼고 정비구역에 지정되지 않았거나 신규 지정을 준비 중인 곳을 대상으로 한다. 공공재개발을 신청한 후보지들에 대해 자치구 내에서 평가를 거쳐 서울시에 적합 후보지 목록을 제출한 상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후보지 선정위원회를 통해 최종 후보지를 선정하게 된다.
최근 LH 직원 땅투기 의혹으로 공공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공공재개발 찬성 의견이 많은 곳에서도 사업 속도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된 일부 지역들에서는 최근 LH 투기 의혹으로 인해 계획됐던 주민설명회가 연기되는 등 사업 진행에 속도가 붙지 못하고 있다.
영등포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월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지정된 양평 13·14구역에서 2~3월 사이에 주민설명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LH 의혹으로 인해 인력 충원 문제등이 해결되지 않아 설명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영등포구 신길동 D 공인중개사무소장은 "LH 사건 이후 기존부터 반대하던 분들의 목소리가 커지긴 했다"며 "찬성하던 분들도 걱정을 하지만 반대로 돌아서지는 않고 있어 여전히 사업 찬성 여론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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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대흥5구역의 경우 지난 2월부터 주민들이 사업 신청 철회 동의서를 받아서 마포구청에 관련 민원이 접수된 상태다. 마포구청은 접수된 민원은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 작업과는 별개로 관련절차를 밟고 있다는 입장이다.
마포구 대흥동 C 공인중개사무소장은 "공공재개발 신청때부터 반대 여론이 큰 편이었다"며 "주변 아파트 단지와 비교해 가치가 떨어지는데다 대학가 주변 다가구 주택 소유자들은 현금청산 대상이어서 크게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공공 신뢰 하락...사업 추진 어려울 듯" vs "인센티브 있어 사업 추진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공공재개발 추진에 대해서 엇갈린 예상을 내놓았다. 공공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재개발 사업 후보지로 선정되면 이후 주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거쳐 LH나 SH(서울주택도시공사)를 시행사로 선정하게 된다. 공공이 시행사로 참여하는데 신뢰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LH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후보지로 선정되도 실제 사업 추진이 원활히 될 지 의문이다"고 "오랫동안 사업이 진행되지 못한 일부 지역 외에는 공공재개발이 시행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인센티브가 있어서 공공재개발 사업 자체가 좌초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민간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강한 상황에서 공공재개발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나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고 용적률 상향등을 적용받을 수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후보지 선정 후 협상 과정에서 사업 진행이 늦어질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민간에 비해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르고 인센티브도 있는만큼 민간재개발로 돌아서는 사업장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rawj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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