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다 싶으면 너도나도 베끼기…'미투 창업' 법으로 막는다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박종진 기자]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서울 여의도 국회. (공동취재사진) 2021.03.05. photo@newsis.com

앞으로 가맹본부는 1개 이상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한 경험이 있어야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게 된다. 사업 노하우 없이 유명 프랜차이즈를 무작정 베끼는 ‘미투(me too) 창업’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3일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24일 정무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4월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비슷한 내용으로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모집하려면 1개 이상의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사항을 규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역량·노하우가 부족한 가맹본부가 특정 음식·상품 인기에 편승해 미투창업을 해 가맹점주를 모집하고, 해당 가맹점주는 제대로 된 영업지원을 받지 못해 단기간에 폐업하는 문제를 막기 위한 것이다.

이날 정무위는 공정위가 제시한 가맹사업법 시행령(안) 반영을 전제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공정위는 국내·외에서 1년 이상 가맹점 운영 경험이 있는 가맹본부라면 ‘적용 예외’로 두는 내용의 시행령을 마련했다. 예컨대 인앤아웃과 같은 유명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한국에서 직영점 운영 경험이 없어도 바로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동일업종’에 대해 ‘1년 이상’ 가맹점 운영 경험이 있으면 예외로 인정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정안에는 연 매출액이 5000만원 이하인 소규모 가맹본부에도 정보공개서 제공, 가맹금 예치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이 함께 담겼다. 공정위는 “가맹 희망자의 합리적 창업 결정, 피해 예방을 위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성일종 의원은 "가맹사업에 가입하는 창업주는 대부분 해당 사업에 전 재산을 건 사람들"이라며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부실한 브랜드와 계약해 그분들의 삶이 망가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도 최종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해 소규모 창업주의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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