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점포에 임대 안내문이 붙여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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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 선거운동 과정에서 코로나19(COVID-19) 방역조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의 지난해 피해를 소급보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후보 진영 등 정치권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손실보상제의 소급적용은 당정이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위헌 소지까지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에서 정치인들이 선거를 위해 소상공인을 희망고문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국회와 소상공인업계에 따르면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은 지난 18일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열린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코로나19(COVID-19)로 이동을 자제하고 모이지 말라고 했으니 그에 따른 영업손실은 보상해야 한다"며 "소급(적용)입법이 안 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해당 간담회에는 김 후보 외에 이학영·이동주 민주당 의원 등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들도 참석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도 손실보상제 소급적용 요구에 힘을 실었다. 박 후보는 17일 선거캠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는 천재지변에 가까운 충격을 경제에 줬다"며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검토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관련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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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로 손실보상제가 소급적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당정이 손실보상을 소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현실적으로 손실을 측량하기 어렵고, 법체계상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배치돼 위헌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말 국회 산자위 송갑석 민주당 간사를 통해 지난해 피해를 소급해 보상하지 않는 내용의 소상공인지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4차에 걸친 재난지원금이 이미 지난해 손실을 보상하는 성격이라는 의미다. 재원 마련이 어렵고 과거 피해를 산정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작용했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18일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피해를 소급적용해 계량하는 방법은 신도 모를 것"이라며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튿날인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정부 내부적으로 소급적용은 어렵겠다고 결론을 다 냈다"고 강조했다.
부산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소상공인은 "민주당 의원들이 손실보상을 소급적용해야 한다며 믿고 힘을 내달라고 했다"며 "그런데 정작 민주당과 정부의 공식입장은 변화가 없다면 우리를 속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와 여당이 손실보상에 소급적용이 없다며 소상공·자영업자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놓고 선거에서는 이를 이용하려고 한다"며 "선거에 유리하게 말로만 하지 말고 실제 입장 변화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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