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SMIC 제재 및 비자 규제 등 철회 요구 예상
美는 中에 홍콩·남중국해·지적재산권 등 문제제기
"양측 의제 거의 겹치지 않아…합의 어려울 듯"
中, 4월 기후회의서 시진핑-바이든 만남 제안할 전망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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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 측에 ‘트럼프 뒤집기’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시행된 각종 대중 압박 정책은 물론, 조 바이든 행정부 이후에도 지속된 규제와 제재 철회를 요구할 것이란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회담에 참석하는 중국 측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제재와 규제 철회를 촉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취소하고 싶어하는 제재는 △화웨이 및 SMIC에 대한 판매 제한 △중국 공산당원·유학생·중국 관영 언론 소속 기자 등에 대한 비자 규제 △폐쇄된 휴스턴 주재 중국 영사관의 재개방 등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한 소식통은 만약 이같은 규제가 완화 또는 철회될 경우 중국도 상응하는 일련의 보복성 제재 및 규제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부터 미국기 대중 관련 규제 또는 제재를 부과할 때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을 펼치며 보복 제재를 단행해 왔다.
양 정치국원과 왕 부장은 또 이번 회담에서 경제·무역·안보 등 각 분야에서 양국 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례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새로운 틀을 마련하자고 미국 측에 제안할 방침이다. 소위 ‘전략적 대화’로 칭해지는 회담으로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 때 처음 도입돼 버락 오바마 전 정부까지 이어졌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이 전략적 대화를 악용해 미국을 끝없는 논의에 묶어놓고 있다며 이를 폐지했는데, 부활시킬 것을 미국 제안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 측의 의견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바이든 행정부는 회담 재개에 전혀 관심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이번 알래스카 회담 테이블에 올리려고 하는 의제도 중국과 겹치는 것이 거의 없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 측에 △홍콩 내 인권탄압 및 자유민주주의 축소 △남중국해에서의 잦은 군사활동 △미 동맹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 △미국 내 지적재산권 및 사이버보안 침해 등과 관련해 문제제기할 예정이다. 다만 기후변화와 세계 보건 등과 같은 문제에 있어서는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한 미 정부 고위 관료는 이번 알래스카 회담에서 양국이 합의에 이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이번 회담이 단순히 일회성 만남이 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홍콩이나 대만 문제 등과 관련해선 미국은 좌시할 수 없다며, 또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실제 회담이 성사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WSJ는 부연했다.
대니얼 러셀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중국 또한 이번 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결과를 기대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알래스카 회담을 미국인들이 양국 관계가 어디로 흘러가고 무엇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자리로 보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오는 4월 22일 지구의 날에 열리는 세계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의 화상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한 차례 전화통화를 가진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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