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틀랜타 경찰 발언 논란…"총격범, 나쁜 하루 보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일어난 연쇄 총격 사건 용의자로 체포된 백인 남성 로버트 에런 롱(21). /AP 연합

아시아투데이 박아람 기자 =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국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을 사망케 한 총격범 로버트 에런 롱(21)이 살인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현지 경찰이 "그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다"고 말해 미국 누리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장은 총격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그는 지쳤고, 벼랑 끝에 서 있었다"면서 "어제는 그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고, 이것이 그가 한 일"이라고 말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총격범이 끔찍한 날을 그저 '나쁜 하루'로, '일진 사나운 하루를 보내는 바람에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는 뉘앙스로 들릴 수 있는 표현이었다.

현지 경찰의 해당 발언은 SNS에서 분노를 일으켰다. 누리꾼들은 "이 나라가 백인 우월주의를 어떻게 옹호하는지에 대해 보안관실장이 말하는 것을 보면 된다" "누가 정말 나쁜 하루를 보냈는지 아느냐. 그의 희생자들, 그들의 가족, 그들을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들" "진심이야? 8명의 여성이 죽었는데 이 광대들은 범인이 어떻게 '나쁜 하루를 보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경찰은 우월주의 살인자들에 대한 동정을 멈춰라" 등의 글을 올리며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로 다룰 것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16일 오후 4시 50분(현지시간)께 애틀랜타에서 북쪽으로 30마일(50km) 떨어진 애크워스에 있는 '영스(Young’s) 아시안 마시지숍'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4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2명은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부상자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 중 2명이 숨지고 나머지 1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체로키 카운티 보안국 대변인이 밝혔다고 AP가 전했다.

이어 애틀랜타 북부 스파 두 곳에서 연쇄 총격 사건이 일어나 4명이 숨졌다.

애틀랜타K에 따르면 숨진 한인 여성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2명으로, 70대 박모씨와 50대 박모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건이 반아시아계 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용의자로 체포된 로버트 애런 롱은 21세의 백인 남성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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