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검사 성추행 혐의 수사 받자, 명퇴 신청하고 ‘회사원’이라 속여

[경향신문]
현직 부장검사가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해 수사를 받자 명예퇴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해당 검사는 경찰 조사에서 ‘회사원’이라며 직업을 속였다.

대구지검 전경.｜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18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지검 소속 A부장검사는 지난해 12월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피해 여성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에 고소장을 냈으며, 이후 권익위는 이 사건을 관할 수사기관인 대구경찰청에 넘겼다.

피해자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A부장검사를 알게 됐고, 신고 1달 전인 지난해 11월 해당 검사를 실제로 만난 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부장검사는 피해 여성에게 고소를 당하자 검찰에 명예퇴직을 신청했고, 올해 의원면직 처리됐다. 그는 경찰 소환 조사에서 자신의 직업을 ‘회사원’으로 밝혔다.

다만 경찰은 수사 결과 A검사의 혐의를 입증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을 내리고, 사건 기록을 검찰에 보냈다. 이에 검찰은 기록 검토 도중 A부장검사의 성추행 혐의 피소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보다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대구경찰청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개정 형사소송법에서는 경찰이 ‘혐의없음’ 등의 이유로 송치하지 않을 경우, 검찰이 90일간 사건 기록을 검토해 위법 사항을 발견하게 되면 1차례에 한해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A부장검사는 현재 강제추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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