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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 내곡동 투기로 보상금” “朴, 도쿄 집 가진 토착왜구”

조선일보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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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 내곡동 투기로 보상금” “朴, 도쿄 집 가진 토착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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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부동산 네거티브전 격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부동산 투기 의혹이 4·7 재·보궐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여야(與野) 후보들 간에 부동산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상대 후보에게 부동산 투기 이미지를 덧씌워 선거 판세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측은 17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처가의 서울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에 맞서 오 후보 측은 박 후보가 일본 도쿄에 아파트를 보유 중인 점을 거론하며 “박 후보야말로 ‘토착왜구’”라고 역공을 폈다.

단일화 경선 승리한 박영선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오른쪽)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한 뒤 함께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단일화 경선 승리한 박영선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오른쪽)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한 뒤 함께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안국동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후보 처가 내곡동 땅과 관련해 “오 후보가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면서 “MB(이명박 전 대통령)와 똑 닮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전날 오 후보와 국민의힘 안철수 대표의 TV 토론을 언급하며 “오 후보 답변 모습을 보다가 과거 MB가 ‘마프펀드’ 사건 연루 의혹을 묻는 말에 ‘마포 해장국요?’ 하고 넘어갔던 장면이 떠올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 측은 최근 오 후보가 서울시장을 할 때, 처가의 내곡동 땅이 주택지구로 지정돼 거액의 보상금을 받았다며 오 후보가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도 오 후보 공격에 가세했다. 민주당 신영대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오 후보에 대해 “재·보선을 통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른다’ DNA 부활을 반드시 막겠다”고 했다. 캠프 대변인인 고민정 의원도 오 후보가 전날 토론에서 자신의 의혹을 입증하는 증언이 나오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한 데 대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 떠올린다”고 했다. 오 후보가 무상 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자 서울시장직에서 사퇴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내곡동 땅과 관련해 거짓 주장을 했다며 오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손 잡은 오세훈·안철수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오른쪽)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왼쪽)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 언론사 행사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손 잡은 오세훈·안철수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오른쪽)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왼쪽)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 언론사 행사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나 오 후보 측은 “내곡동 땅은 1970년대 상속받은 땅인데 무슨 투기냐”면서 “일본 도쿄에 집을 가진 박 후보야말로 민주당이 말하는 ‘토착왜구’”라며 역공을 폈다. 오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서 “내곡동 땅은 처가가 조상 때부터 갖고 있었던 것”이라며 “아내가 초등학교 4학년이던 1970년, 장인이 돌아가시면서 상속받은 땅”이라고 했다. 그는 “처가가 받은 평당 보상 가격은 270만원으로, 당시 주변 시세(317만원)보다도 훨씬 낮았다”고 했다. 처가 땅은 오 후보가 2006년 7월 시장에 취임하기 전부터 국민임대주택 지구 지정 대상으로 논의됐고, 이후 법 개정으로 보금자리주택지구로 편입돼 보상을 받게 됐을 뿐이란 주장이다. 오 후보는 또 박 후보가 자신을 ‘MB 같다’고 한 데 대해서는 “박 후보는 괴벨스 같다”고 응수했다. 박 후보가 계속 자신을 내곡동 사저 논란을 빚은 MB 이미지를 씌우려 하자 나치 정권의 선전 장관에 빗댄 것이다.

국민의힘도 박 후보 부동산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비상대책위원은 라디오에서 오 후보 처가 땅 문제는 “이미 10년 전 서울시장 선거 때 다 증명된 것”이라며 “그런 거 따지려면 박 후보가 도쿄에 집 사고 일본 정부에 세금 내는 것이 문제이고 정말 토착왜구는 박 후보”라고 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김철근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 후보는 스스로 약점을 ‘차도녀’라 밝혔는데, 맞는 말이다. 차가운 도쿄 여성”이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후보가 2007년 대선 후보였던 MB의 ‘BBK 의혹’을 파헤치자 그의 남편이 사찰을 당해 일본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도쿄 아파트를 얻은 것”이라며 “오 후보가 엉뚱한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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