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충돌방지법 공청회서까지 오세훈 내곡동 의혹 공세
박원순 피해자 "민주당 서울시장 선출되면 일상 복귀 어려워"
與 여성 최고위원ㆍ박영선 후보는 피해자에 '사죄'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등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는 17일 오후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투기 의혹을 받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를 찾아' 공직자 부동산투기 근절을 위한 기자회견'을 연 후 해운대해수욕장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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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내달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두 가지 대형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로 불거진 공직자 부동산 투기 문제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파장이다. 민주당의 대응은 각기 달랐다. LH 사태에는 야당도 끌어들여 ‘물귀신 작전’을 벌였고, 재보궐 발생 원인인 박 전 시장 성추행에 대해선 말을 줄였다.
LH 사태는 여야가 뜻을 모아 전수조사·특별검사·국정조사 추진을 위해 협의 중이지만, 이와는 별개로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부동산 비리 의혹을 들쑤시며 함께 내려 앉히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17일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박 후보가 분양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엘시티를 찾아 특검 추진을 거론했다.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엘시티 특검 도입을 강력히 제안한다”며 “토건 부패세력의 상징인 엘시티를 소유한 박 후보가 버젓이 부산시장에 출마한 양심 불감증에 시민들이 허탈해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도 나서 “LH가 전국적 분노라면, 엘시티는 부산의 수치”라며 “부산의 야당 후보는 부동산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과 자녀 입시비리 의혹 연루 의심까지 받는다. 부끄럽고 개탄스럽다”고 주장했다.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부산시장을 하겠다는 분이 해운대 백사장을 망가뜨린 불법개발 괴물에 들어가 살 생각을 하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오는 18일에는 오 후보 일가의 부동산 ‘셀프보상’ 논란이 일고 있는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를 찾을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 후보가 거짓 해명을 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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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후보에 대한 공세는 LH 재발방지법 중 하나인 이해충돌방지법 공청회에서도 벌어졌다.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공청회에서 오기형·민병덕 의원은 진술인들에게 오 후보가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에 관여할 수 있는 위치인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면서 해당 지구에 있는 땅으로 보상을 받은 상황을 설명하며 이해충돌인지 물었다.
임 변호사는 “지구 지정 전에 처분해야 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고,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핵심은 부동산을 소유했고 관련 정책 결정에 개입했는지다. 이해충돌방지법이 제정됐다면 소유한 땅을 신고하고 이해충돌 가능성을 심사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오 후보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땅이고, (노무현 정권 때인) 2006년 3월에 22만 평 부지를 지구 지정을 해 연구용역을 줬고 (같은 해) 7월에야 오 후보가 시장으로 갔다”며 “그리고 이명박 정부 때 보금자리주택으로 이름만 바뀌어 확정된 건데 이걸로 공세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임 변호사도 해당 설명을 듣고 “이해충돌 요건 자체가 공직 이후 취득”이라고 수긍키도 했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고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자리가 마련돼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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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부동산 투기 사태에 대해선 민주당이 국면전환을 위해 적극 움직이는 데 비해 박 전 시장 성추행에 관해선 반응을 최소화해 파장을 줄이려는 모습이다.
같은 날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는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자신을 ‘피해호소인’이라 칭했던 데 대한 사과가 없고 지속적인 2차 가해를 호소하면서 “피해를 왜곡시킨 정당(민주당)에서 시장이 선출되면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기자회견 직후 민주당 지도부에 질문이 쏟아졌지만 “모른다”는 답만 돌아왔다. 김 원내대표는 부산 엘시티 기자회견에서 “그것과 관련해선 지금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고, 이 선대위원장도 “보고 이야기를 드리겠다. 아직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더불어민주당 양향자박성민 최고위원(이투데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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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도부의 여성인 최고위원들은 사과를 표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사건 초기 피해호소인이라는 매우 부적절한 표현에 동의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피해자에 죄송하고 스스로에게도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2차 가해에 대한 당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 우리 당 선출직 공직자부터 2차 가해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박성민 청년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서 “같은 여성으로서, 동료 시민으로서, 한명의 정치인으로서 피해자를 그토록 외롭고 괴롭게 만든 것이 우리 민주당의 부족한 대처였음을 알기에 이렇게 참담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한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성인지감수성 제고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 마련,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성비위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비롯해 2차 가해에 대한 당 차원의 조치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직접 영향을 받는 당사자인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도 나서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죄송한 일이 서울시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첫 여성시장으로서 두 배로 더 겸손하고 겸허하게 서울시민을 모시겠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김윤호 기자(ukno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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