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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러, 작년 美 대선서 '트럼프 당선' 공작…푸틴이 지시한 듯"(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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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정보국(DNI) 보고서…"트럼프 측근에도 접근"

이란은 트럼프 낙선 노려…러시아 "근거 없는 비난" 반발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유철종 특파원 = 작년 미국 대선 국면에서 러시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가 낙선하도록 하는 정보 공작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CNN방송은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미국의 '적성국'이 작년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벌인 공작 활동을 평가해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이 보도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중국, 이란 가운데 러시아 측의 공작이 두드러졌다.

러시아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서 경쟁자였던 바이든 후보에 대한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를 대규모로 유포했다.

이런 러시아발 허위 정보와 음모론을 트럼프 전 대통령뿐 아니라 그의 측근까지도 공개적으로 동조하고 나서는 '성과'를 거뒀다고 DNI는 평가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런 공작을 인지했고 2016년 미 대선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바이든 후보를 공격하는 정보 작전을 직접 지시했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또 러시아 정부가 미 대선의 두 후보를 표적으로 삼은 공작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제도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를 깎아내리고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목표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적성국들의 이런 대선 개입에도 유권자 등록, 기표, 표 집계, 개표 결과 보고 등과 같은 선거의 기술적 절차가 영향받지 않았다면서 2016년 대선과 달리 선거의 인프라에 접근하려는 러시아의 끈질긴 사이버 공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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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좌)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자료사진]



DNI는 이 보고서에서 "미 대선 국면에서 러시아가 벌인 공작의 핵심 요소는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결된 대리자들을 이용해 바이든 후보를 방해하는 근거없는 정보와 의혹을 미국 언론과 정부 관리, 유력인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에 주입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런 공작에 가담한 러시아와 연결된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도 접촉했다는 사실도 파악됐다.

이 보고서엔 우크라이나 의원 안드리 데르카치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를 만나 바이든 후보를 겨냥한 허위 정보를 반복해서 강조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DNI는 이런 활동은 푸틴 대통령의 이해 범위 안에 있었다면서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가 한 단계만 거치면 연결된다고 봤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10월 러시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허위 정보를 흘리려고 줄리아니를 통로로 활용했다고 보도했다.

WP는 미 정보당국은 이런 공작을 백악관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보고해 경고했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묵살하다시피 했다고 전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에 접근해 공작활동을 한 혐의로 미국에서 2018년 기소된 러시아 정보요원 콘스탄틴 킬림니크의 이름도 이 보고서에 등장했다.

그가 지난해 대선에서도 또다시 비슷한 대선 개입 공작을 했다는 것이다.

CNN은 이에 대해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그랬을 것으로 널리 짐작됐고 가까스로 감춰졌던 바'가 확인됐지만 외국 정부의 간섭에 대응하는 미국 정부의 능력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해석했다.

이 방송은 3명의 미 국무부 관리를 인용해 이런 러시아의 대선 개입 공작과 관련해 이르면 다음 주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적성국 이란의 미 대선 개입 공작과 관련, DNI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낙선시키려고 다방면에 걸친 은밀한 활동이 있었지만, 바이든 후보는 직접적인 표적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중국에 대해선 미 대선 결과를 바꾸기 위해 개입 활동을 전개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중국이 바이든 후보를 돕기 위해 개입하려 한다고 주장했었다.

다만 이 보고서엔 중국의 일부 정보 관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방해하려는 최소한의 술책을 할 수 있다고 어느 정도 자신했다는 내용이 소수 의견으로 포함됐다.

이 보고서에 대해 애덤 시프(민주당)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이미 아는 사실이 확인됐다"라며 "러시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돕고, 바이든 대통령을 방해하기 위해 개입했고 대리인들을 통해 전 대통령의 '이너 서클'까지 침투하는 정보 공작에 성공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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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 러시아 대사관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는 미국 측 보고서에 대해 근거 없는 '러시아 때리기'라고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워싱턴의 주미 러시아 대사관은 16일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성명을 통해 "미국 정보기관이 작성한 문서는 러시아가 미국 내부 정치 과정에 개입했다는 또 다른 근거 없는 비난 모음"이라고 주장했다.

대사관은 "러시아가 미국에서 영향력 투사 작전을 벌였다는 보고서의 결론은 미 정보기관의 전적인 자기 확신에만 근거한 것으로 그러한 문제 제기를 뒷받침할 사실이나 구체적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메가폰 외교' 관행을 지속하고 있으며, 그것의 최종 목적은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조장하고 내부 상황 혼란에 대한 책임을 외부 요소에 지우기 위한 것"이라면서 "미국의 행동은 양국 관계 정상화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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