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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한편, 남북군사합의서 파기·대남기구 정리 같은 특단의 대책을 예고하고 나섰다. 바이든 행정부에도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우리 정부와 미국에 압박을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6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담화는 8차 당대회에서 한미연합훈련이 '본질 문제'라고 밝혔던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을 앞두고 남측에 '본질 문제'에 대한 성의를 보이라고 압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미 2+2 회담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한편,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전향적 메시지를 요구하는 차원이라는 것. 양 교수는 김 부부장의 '3년 전 봄날' 발언에 대해서도 "봄날이 '없다'고 말하지 않고 '돌아오기 어렵다'고 말한 것은 대화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본질 문제'에 성의를 보이면 모여서 방역 등 비본질적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방점은 남북관계 단절경고에 있다"면서도 "'남조선 당국의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라는 발언은 내일 방한하는 미국 국무·국방장관과의 회담 내용을 지켜볼 것이라는 속내를 내보인 것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국면전환을 위한 모멘텀을 만든다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지금까지 보내온 대북 메시지, 즉 인권·한미일 공조 강조 등은 북한에게는 상당히 실망스런 내용"이라며 "결국 한미 2+2 회담 등에서 자신들을 심히 자극하는 발언이나 회담 내용이 나오지 않기를 경고하는 성격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북관계 단절·파국 가능성을 경고하며 우리 정부와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
일각에서는 군사행동 우려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부부장이 대남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금강산국제관광국 철거, 남북군사합의서 파기 등을 거론한 것에 대해 "지난해 6월 김 부부장 담화문 발언이 나온지 사흘만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과 유사하다"며 "당시에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개성공업지구의 완전철거, 남북군사합의 파기 3가지를 거론했다"고 언급했다. 또 8차 당대회에서 국가 방위력을 강조한 만큼, 조만간 군사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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