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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김학의 '성접대' 의혹

LH·김학의 수사주체 논란에 법조계 "범죄자만 좋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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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머니투데이

(과천=뉴스1) 오대일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2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인사위원회 제1차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3.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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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직원의 투기 의혹의 수사 주체를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이번에는 고위공직자수사처와 검찰이 김학의 사건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수사는 검찰이, 기소는 공수처가 하겠다는데 대해 검찰 내부에서 반발이 큰 상황이다.

수사 주체를 놓고 벌어지는 최근 갈등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수사'라는 본질이 잊혀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수사기관끼리, 혹은 정치권에서 논쟁이 벌어지게 되면 범죄 수사 자체가 늦어지거나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논란을 부추길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정리를 해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팀 부장검사가 직접 공수처 비판 "해괴망측한 논리"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최근 김학의 사건을 검찰에 이첩하며 "수사 부분만 이첩한 것으로 공소 부분은 여전히 공수처 관할 아래 있다"고 밝혔다. 수사는 검찰이 하지만 기소부터는 공수처가 담당하겠다는 얘기다.

공수처는 근거로 공수처법 3조 1항 1호와 2호, 25조 2항에서 공수처가 검사의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한 수사권과 공소 제기권을 모두 보유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말도 안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첩을 한 것 자체가 사건 처리를 검찰에 맡긴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학의 수사팀장인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공수처장이 사건을 재이첩하면서 보낸 공문에는 ‘수사 완료 후 공수처가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사건을 송치하라’고 기재해놓았다"며 “사건’을 이첩한 것이 아니라 ‘수사권한’만 이첩한 것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해괴망측한 논리를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첩’의 의미를 사건을 다른 기관으로 보내 다른 기관이 ‘사건’을 처리하게 하는 행위라고 했다. 공수처가 사건을 이첩받은 경우 다른 수사기관이 더 이상 그 사건에 관여할 수 없듯이 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한 경우에 공수처는 더 이상 그 사건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보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LH사건 담당 수사기관 놓고 정치권 시끌...법조계 "단순히 넘길 문제 아냐...빨리 정리해야"

공수처가 아직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아 벌어지는 혼란이라고 치부할 수 있으나 법조계에서는 LH사태를 보면 단순히 넘길 문제는 아니라고 말한다. 민감한 사건의 경우 수사 주체를 놓고 앞으로 이런 논쟁이 계속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다.

LH투기 의혹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수사 주체를 어디로 해야하는지 여전히 논란이 진행 중이다. 야당은 지금이라도 검찰이 수사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하고 있고, 여당은 비판 여론이 커지자 특별검사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LH사건은 법으로 검찰이 수사할 수 없게 막아놨다"며 "특별검사 역시 수사 시작도 전에 도입 논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특검법에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문제가 될 경우 도입한다고 해놨는데 LH사건의 경우 경찰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검찰 수사를 꾸준히 주장하는 야당이나, 특검을 하자는 야당 모두 정치적 목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바라는 수사가 쓸데없는 논쟁으로 위축될 상황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한 검찰 간부도 "수사 시작도 전에 특검을 도입하겠다고 하는건 경찰보고 수사를 하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분위기에서 경찰이 수사할 마음이 나겠느냐"고 밝혔다. 이 간부는 "앞으로 수사 건건마다 이런 일이 반복될까 걱정"이라며 "이런 상황을 좋아하는 것은 결국 범죄자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정치권에서 논란을 부추길게 아니라 정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률전문가 A씨는 "공수처가 만들어지고 경찰이 수사권을 가지게 되면서 혼란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면서도 "정치권에서 논쟁을 벌일게 아니라 하루 빨리 정리를 해야 범죄에 대응하는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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