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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김학의 '성접대' 의혹

'김학의 사건' 말 아끼는 김진욱… 수사팀장은 정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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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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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을 검찰에 재이첩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 말을 아꼈다.


15일 김 처장은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수원지검 수사 뒤 사건을 송치하라고 요청한 것에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어제 입장문에 쓰여진 대로"라고 전했다.


앞서 공수처는 전날 "수사 부분만 검찰에 이첩한 것으로, 공소 부분은 여전히 공수처 관할 아래 있다"며 "현재 공수처가 수사에 전념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공수처가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김 처장은 '검사 기소를 독점하는 것으로 과하게 해석한다는 견해가 있다'는 질문에도 전날 입장과 같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에서 김학의 사건 관련자 기소를 강행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가정에 미리 답하기가 곤란하다"고 털어놨다.


현재 검찰 내부에서는 공수처의 이같은 조치에 반발하고 있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김 전 차관 사건을 맡고 있는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공수처 '송치' 요구에 대해 이날 정면 반박에 나섰다. 공수처가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원지검에 재이첩하며 '공수처 공소 제기 대상 사건이므로 수사 후 송치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데 따른 대응으로 "듣도보도 못한 해괴망측한 논리를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이 부장검사는 공수처가 보낸 공문에 기재된 '본건은 공수처법 제3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수사처의 공소제기 대상 사건이므로 수사 완료 후 수사처가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수사처로 송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에 대한 규정을 검토한 결과 "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한 경우, 공수처는 더 이상 그 사건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보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수처는 검찰에 '수사권'만 이첩하고 '기소권'은 이첩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이첩의 대상은 '사건'이고 이첩받은 기관은 그 기관이 보유한 권한을 행사해 해당 사건을 처리하는 것일 뿐이어서 권한을 이첩한다는 개념은 상정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결국 공수처가 공수처법상 다른 수사기관으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경우에는 다른 수사기관은 더 이상 그 사건에 관여할 권한이 없는 만큼 공수처도 이에 해당한다는 것으로 이 부장검사는 "법적 근거가 없는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공수처가 재이첩을 사건을 재재이첩하는 것이 적법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공수처법상 제한이 없으므로 제24조 제3항에 따라 재이첩한 사건도 제24조 제1항을 근거로 재재이첩 요청할 수 있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지만 이는 수사기관간의 '사건 돌리기(핑퐁)와 같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사건 처리 지연, 수사대상자 권익 침해, 불공정 수사 논란 등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는 점도 우려했다.


이 부장검사는 "재이첩한 사건에 대해 재재이첩을 요청하는 것은 그 자체로 재량권의 일탈, 남용이 있는 위법한 행정행위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사팀은 법무부와 공수처의 조치와는 별개로 사건이 다시 넘어온 만큼 추가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금 요청서에 허위 사건번호를 기재한 혐의로 이미 조사받은 이규원 검사를 비롯해 이 과정에서 불법적인 조치가 있음을 알고도 승인했다는 의혹을 받는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본부장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밖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당시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이 사건 수사를 중단하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 지검장에게도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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