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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으로 불린 LH 직원, 동료·지인에 땅 중개 ‘사실상 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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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으로 불린 LH 직원, 동료·지인에 땅 중개 ‘사실상 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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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핵심’ 직원의 두 얼굴
[경향신문]



고개 숙인 국토부 직원들 최병욱 국토교통부 노조위원장과 관계자들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1차 전수조사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고개 숙여 국민에게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개 숙인 국토부 직원들 최병욱 국토교통부 노조위원장과 관계자들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1차 전수조사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고개 숙여 국민에게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 1월에도 광명·시흥 토지 사들여
업무상 알게 된 조합장·주민에도
매화동 토지 매입 권유 추정
거래 과정선 중개료 챙겼을 듯
4억 넘는 대출 과정도 의문 투성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관련 사태의 핵심인물로 꼽혀온 A씨(경향신문 3월10일자 3면 보도)가 현직으로 근무하며 부동산중개업을 사실상 병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인중개사이기도 한 A씨는 동료 직원은 물론 업무를 통해 알게 된 지인들에게까지 투기성 토지매매를 권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는 투기 의혹 대상자의 가족 등 차명 보유 토지까지 수사할 방침이어서 A씨가 관여한 토지거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12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정부 합동조사단이 전날 1차 조사 결과 발표에서 언급한 “8필지를 구매한 LH 직원”은 다름 아닌 A씨였다. 광명·시흥 일대에선 “A사장”으로 불린 그의 토지는 당초 3필지로 알려져 있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의 지난 2일 첫 폭로에서 2필지가 확인됐고, 이후 참여연대의 폭로에서 1필지가 추가됐다. 하지만 합조단이 A씨의 실명을 일일이 토지 거래내역에 입력하자 또 다른 토지들이 쏟아져나왔다. 합조단이 실명 대조만으로 찾아낸 광명·시흥 일대 A씨 소유 필지만 5곳이다.

경향신문은 추가된 5필지 중 4필지를 찾아내 토지등기부등본을 떼봤다. A씨는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인 올 1월 초까지 광명·시흥에서 농지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최근에 거래된 그의 토지는 시흥시 매화동에 있는 2645㎡(약 802평) 면적의 ‘밭(전)’이다. A씨를 포함해 B씨, C씨 등 4명이 공동소유주다.

A씨 소유의 다른 농지처럼 이 땅 역시 매매대금(16억원) 중 대부분인 12억원이 대출로 충당됐다. A씨가 대출받은 금액만 4억2000만원이다. A씨는 이 밖에도 시흥시 정왕동의 도로 1필지와 전 2필지를 2017년 초 잇따라 경매로 사들였다. 이들 3개의 필지는 A씨와 함께 D씨가 모두 공동소유주로 올랐는데, D씨의 경우 퇴직한 LH 직원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주목해야 할 건 A씨가 B·C씨 등과 사들인 매화동 토지다. B씨의 경우 A씨가 2018년 LH 과천사업단에 근무할 당시 업무상 알게 된 지역주민으로, 보상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기존 폭로된 사례를 보면 A씨는 직원 동료들과 여러 필지에서 공동소유주로 등장한다. 두 사례를 종합하면 결국 A씨가 동료는 물론 지역주민들에게까지 투기성 토지거래를 권유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A씨가 직접 중개를 하고 일정금액의 중개수수료나 소개비 등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매화동 토지의 경우 A씨가 대출을 받은 과정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A씨는 토지를 담보로 과천농협에서 4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았는데, 공동소유주인 B씨가 바로 과천농협의 비상임감사다. A씨는 또 도로 1필지 등을 경매로 낙찰받을 때는 강원도의 한 단위축협에서 대출을 받았다. 그간 A씨가 시흥, 과천 등 토지와 인접해 있거나 근무이력이 있는 곳에서 대출을 받은 데 반해 도로 1필지 등은 왜 연고가 없는 지역의 단위축협까지 가서 대출을 받았는지는 의문이다.

특수본은 현재 합조단으로부터 A씨의 자료 등을 넘겨받아 본인은 물론 직계가족 등 명의의 차명 보유 토지가 더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송진식·김희진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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